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 precipice,/toss and turn

8월 22일 / 젖은 초록 @경주

재이와 시옷 2011. 12. 27. 22:16

  2011년이 채 일주일도 남기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을 보니 어딘가 꿍-한 느낌이 들었다. 왜일까, 왜일까, 뭐가 문제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 여름 여행 포스팅을 아직도 하지 않았구나!' 라는 답을 바보같이 이제서야 찾았지 뭐람? 그래서 뒤늦게,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여름의 그 여행 사진 폴더를 오픈했다. 그래 맞아, 8월이었어. 여름 내일로를 다녀온 지가 오버300정도 보태서 지난 달 같은데 지금은 12월하고도 27일이다. 겨울내일로는 진작에 시작한 시점. 


  계절의 시간은 유독, 빠르게 느껴진다.


  여행을 시작하고 3일째 되는 날. 나는 경주에 갔다.
  비가 부스르르 내리고 있었다. 여름이지만 많은 옷을 챙겨 넣고 짐을 꾸렸던 것이 아니라, 혹시나 서늘히 불어올지 모를 바람을 대비한 겉옷은 없었다. 내리는 비를 고스란히 맞아야 했고 불어오는 바람에도 양껏 나부낄 수 밖에 없었다. 편의점 8천 원짜리 우산을 사는 것이 몹시도 아까워 3천 원 짜리 투명 비닐 우산을 사서 쭐래쭐래 걸어다녔더니 나중에는 너덜너덜^^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는 기차 시간과 맞물려 여유시간이 많이 없었기에 경주의 맛집도 가보지 못했고(다행인 것은, 내가 여행에서 중시하는게 먹는 것이 아닌 보는 것이라는 것. 그래서 큰 아쉬움은 없다.) 안압지의 야경도 보지 못했고, 불국사도 못 가봤고, 등등등 내일러들이 경주를 찾아서 꼭 가본다고 하는 대부분의 명소들은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런 것일까. 머리가 크고 다시 찾은 경주, 라는 기대가 내심 있었는데 이 부분은 충당이 되지 못한 느낌.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재방문은 고려하지 않는 그 정도. 그래도


 
  젖어있지만 예쁜 초록은 많이 담아왔다. 그 하나로 만족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경주역 매점에 짐을 맡기고(1500원을 받으셔서 조금 놀랐다. 사실 말은 조금인데 적잔히 빈정상했음) 안압지로 가는 길이 어디냐고 여쭈었다. 역 바깥 왼쪽편을 가리키시며, '저리로 쭈욱- 가기만 해요' 쭈욱 가다보니까 저 푯말이 나오더라.
역 바깥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걸어가는 길이 짧은 길은 아닌지라, 자전거 타고 이동하는 내일러들이 많았다.
나도 자전거 타고 갈까..싶었는데 비 맞으면서 자전거 타는 게 더 이상해보이기도 하고 걷는 게 좋아서 그냥 걸었다.


















젖은 흙과 초록








가까이에서 보면 사실 조금 징그럽(소근소근)

















꼬마야 미안


























여기가 어딘지는 모르겠는데 초록이 넓게 펼쳐져 있길래 담았다








저 꽃은 무슨 꽃인지도 모르는데, 예뻐서 담았다


























제 역할을 충실히 해주지 못한 3천 원 짜리 투명 비닐 우산. 그리고 그 너머의 길
여행 다녀와서 한 동안 넷북 바탕화면이었던 사진

















비 안 온 척








아니 여기는 또 어디인데 이렇게 예쁘담





















































커플 안녕?








초점 나간 사진이 꽤 많았다. 우산을 팔로 엮어 어깨에 걸치고 렌즈로 초점 맞춰가면 사진을 찍자니
폼이 어찌나 엉성하고 남루하던 지

















경주에 가면 사람들이 꼭 먹는다는 찰보리 빵
난 경주에서 대학교를 다니던 오빠가 인천에 올라오며 선물해준 적이 있어서 맛 본 적이 있었다
팥이 잔뜩 들어있는 고급 국화빵 느낌








젖어있어서 그런가. 유독 외로워 보이네 이 길은

















몰랐는데 첨성대를 가까이에서 보려면 입장 티켓을 끊어야 하더라구
3천 원이었나 생각보다(당연히 무료라고 생각했었어서) 금액이 높다 싶어서 멀찌감치에서 줌 당겨서 찍은 사진
역시나 이번에도 초점은 엉ㅋ망ㅋ












































다시 걸어서 역으로 돌아가는 길








무궁화호 혹은 새마을호 첫 번째 칸, 1번 또는 마지막 번호 자리는 언제나 공석이다
내일러에게는 황금과도 같은 자리. 이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여러 내일러들의 승부가 꽤나 치열하다는 거?
다음 지역으로 넘어가는 기차에서는 운 좋게 이 자리를 찜할 수 있었다. 
코레일에 신고 당하면 꾸중 들을 법한 기차 벽에 발 올리기 아이구 죄송 다리가 아파서 그만





 


저 때쯤에, mbc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에 가수 윤민수가 합류했었을 거다. 
사람들이 잘했다고 칭찬이 자자하길래 어떻게 했나 하고 다음 영상으로 보는데,
어김없이 숨 꺼덕꺼덕 넘어가며 가사 삼키고 계시더라(개인적으로 가사 전달 확실히 못하는 가수 안 좋아함)
자, 이제 순천으로 가자







written & pictured by. S
August . 22 . 2011 @Kyung-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