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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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월부터 열흘 전 사월까지

이월, 렌트카를 빌려서 우리만의 시간으로 직접 운전해 강원도에 다녀왔다. 휴게소에도 잠시 들러 핫도그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워셔액이 다 떨어지면 앞유리를 닦을 수 없다는 사실을, 그것이 아주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한문철tv 같은 장면들도 마주하며 나의 어르신과 또한번 강릉에 다녀왔다.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날이었고, 우리가 도착한 날 강원도엔 황사 경보가 발령됐다^^. 렌트카에 먼지가 하도 앉아서 아주 뽀~얘. 해변엔 바람이 또 어찌나 불던지^^. 작년 속초에 갔을 때에도 그러더니 이번엔 바람에 황사까지 아주 멋지다 이거예요. 그래도 좋았다. 아무렴 나의 콩이와 함께니까. 대게에 소주도 마시고 숙소에 돌아와 양주에 피자도 먹었다. 조니워커 블~루. 늦잠을 늘어지..

아니면 말고 2026.05.10

뜨거운 슬픔

자연스레 그려지는 장면.조금은 차가워 보일 백색 조명이 주를 이룬 복도.그 위에 벌게진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서 있는 늙은 남자와 그를 마주 보고 선 작고 늙은 여자. 당신이 느꼈을 수치심이 나를 너무 슬프게 해.미필적 고의에 따른 스스로에서 발화 됐을 그 감정이 날카롭게 뜨겁게 내게 던져진 것 같아.당신보다 수십 년은 어린 사람 앞에서 제대로 된 단어, 문장 한 줄 완성하지 못해 한자리에서 재차 같은 질문을 들어냈을 당신이. 결국엔 그래 결국엔, 오답 대신 무응답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을 당신이. 최선도 차선도 그 순간 당신에겐 무엇도 없어서 수치심과 더불어 들이닥친 허망함에 그대로 짓눌렸을 당신이. 우리, 잘, 잘, 우리, 잘, 떨어지자,

아니면 말고 2026.04.19

모질지 못해서

예의는 차리지만 싸가지 없고언뜻 배려하는 듯 보이지만 지밖에 모르고따뜻하게 말하는 듯 하지만 가장 냉소적인그런 게 나라면, 부여된 직책에 따라 성실히 이행하고 수행하고맡은 바 또는 그 이상의 일을 '잘' 해내는그것 또한 나이고, 눈에 보이진 않지만 불편한 공기가 분명히 감각되는 게 싫어상대의 말을 기다리고 제 딴엔 시간과 기회를 주었던 것이이렇게 질감을 바꿔 내게 돌아온다는 게, 내가 모질지 못해서라면내가 못되지 못해서라도그걸 이렇게 돌려주면 안 되는 거 아닌가그걸 이렇게 이용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이것도 결국내가 모질지 못해서인가

아니면 말고 2026.02.05

선과 유머

함께 마음을 나눈 시간이 십년이 다 되어가는 우리가 그동안 한번도 함께 해보지 못한 것이 하나 있는데, 비행기를 타고 국경을 넘는 것이었다. 다른 나라에 다녀왔다. 왜 라는 물음에 예전부터 그냥 가보고 싶었다는 엉뚱한 대답만 나오는 곳에. 일요일 한낮의 비행기를 타고 가, 일출이 어디에선가 떠올랐을 하늘을 가르고 금요일 아침에 돌아왔다. 4박 6일. 나의 연인과 발리에 다녀왔다.

아니면 말고 2025.10.10

계절을 건넌 것처럼

성큼성큼 자유의지로 건넌 것은 아닌데, 사진 뒤에 가려져 있던 그 당시를 덧붙이려 이제 보니 글을 수정하는 지금은 11월 3일이다. 계절을 그렇게 건너 버렸네. 여름!!!!여르으음!!!!!!!!!ㅇㄹ으으으으으으으음 하며 시월이 끝난 것 같다. 마치 더위에 미련을 한 바가지 가진 창조주가 시간을 구질하게 붙잡고 있던 것처럼.(종교 없음) 올해도 어김없이 내게는 여름이 참 길었다. 좋은 때도 분명 있었지. 여름휴가라거나, 여름휴가, 그 여름휴가 같은. 가뿐하게 안녕이다. 여름 안녕. 구월에,눈치 주는 게 아니라 되려 우리가 눈치를 보게 되는 불상사가 벌어지고 마는데. 히트커피 신사점에 가면, 자주 예기치 못하게 테이블이 가득 찬다. 주문한 건 커피 두 잔과 디저트 하나뿐인데 왜 매번 이렇게(...) 챙..

아니면 말고 2025.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