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2012/02 2

며칠동안의 이야기들

빠듯하게 시험 일정을 잡아 놓았던 터라 약 2주 가량 집이 아닌, 도서관도 아닌 카페에 와서 공부를 했었다. 집중력이 모자란 관계로 집에 있으면 늘어지기 쉽고 도서관에 가면 조용하고 어딘지 오묘한 그 공기에 나른해져 잠이 들고 만다. 그래서 적당히 소음이 있는 곳에 가서 공부를 하고, 책도 읽고, 할 일들도 하고 하는 편이다. 집중력 장애까지는 아닌데 확실히 몰입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데에 꽤나 오래 걸렸다. 잘난 것은 없으면서 뻣대기 좋아하는 거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보니. 카메라 사고 얼마 되지 않아 공부하면서 찍었던 '지금_내_눈엔_이것들이_보여.jpg' 되겠다. 적당한 소음을 바탕으로 두고 공부를 해야 하기는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적당한' 과는 조금씩 거리가 ..

⌳ precipice, 2012.02.26

우리 집 처음의 원두

2011년 11월에 있었던 생일에 Y로부터 생일 선물을 받았다. 생일이 오기 전부터 꽤 오랜 시간 동안 내게 끈질기게 무엇을 받고 싶은 지를 물었었다. 진정으로 욕심나는 것이 없으니 마음이 담긴 작은 것 무엇이라도 준비해 준다면 고마울 것이라고 계속해서 못을 박았는데, 누구 애인 아니랄까봐 꽤 전부터 드립커피 욕심을 갖고 있던 나를 염두하고 초보자가 사용하기에 괜찮은 드립커피 관련 용품들을 묶어 선물로 주었었다. 너비가 꽤 컸던 상자의 뚜껑을 열었을 땐 커피 향기가 후- 하고 퍼져나왔다. 우리집에 처음으로 원두가 들어온 순간이었다. 선물 꾸러미 중에 그라인더(로스팅 된 원두를 분쇄해주는 기구)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Y는 친히 원두가루를 주문해 선물로 주었다. 이것은 그의 센스가 아니라… 나는 커피콩을 받았..

⌳ precipice, 201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