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에 있었던 생일에 Y로부터 생일 선물을 받았다. 생일이 오기 전부터 꽤 오랜 시간 동안 내게 끈질기게 무엇을 받고 싶은 지를 물었었다. 진정으로 욕심나는 것이 없으니 마음이 담긴 작은 것 무엇이라도 준비해 준다면 고마울 것이라고 계속해서 못을 박았는데, 누구 애인 아니랄까봐 꽤 전부터 드립커피 욕심을 갖고 있던 나를 염두하고 초보자가 사용하기에 괜찮은 드립커피 관련 용품들을 묶어 선물로 주었었다. 너비가 꽤 컸던 상자의 뚜껑을 열었을 땐 커피 향기가 후- 하고 퍼져나왔다. 우리집에 처음으로 원두가 들어온 순간이었다. 선물 꾸러미 중에 그라인더(로스팅 된 원두를 분쇄해주는 기구)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Y는 친히 원두가루를 주문해 선물로 주었다. 이것은 그의 센스가 아니라… 나는 커피콩을 받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