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 precipice,

일 월 하고 이십 칠 일

재이와 시옷 2012. 1. 27. 20:54

 







 
 
 
2012년의 해로 접어 들어 어느 새 스물 일곱 밤이 지나갔다. 그렇게 해서 오늘은 1월 27일. 많은 것들이 낡은 영사기 속 필름이 감아지는 것처럼 느린 듯 빠르게, 숙연한 듯 의연하게, 그렇게 지나갔다. 무언가 명확히 집어낼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의 매무새가 다잡혀진 후에 업데이트를 할 변명 아닌 생각이었으므로 지금의 업데이트가 그렇게 정당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으로 넘어 간 많은 지인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종종 받는 초대 메일이 이젠 짜증을 넘어 통달에 이르니 그냥 이곳은 그저 그렇게 나의 공간이겠거니 하고 있다. 티스토리에 다른 공간을 두어서 더 태연할 수 있지만 웹상의 공간을 두고 이래저래 휘둘리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애니웨이,
 
 
멍청한 실수로 졸업 위기를 맞고, 엉엉대는 심정으로 사유서를 곱게 바친 후에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보냈던 며칠의 오후들. 그리고 오늘의 연락은 정상졸업이 가능하다는 것. 엇? 이게 아닌데? 싶었다. 6분의 1의 등록금을 제 스스로 마련하기 위해 알바의 난을 자청했건만, 구인사이트에 접속한 지도 일주일이 훨씬 넘었건만, 그 전부터 계속 그려오던 당연한 그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당황스러웠다.
 
 
그렇지만 뭐 이게 맞는 거니까. 당황스러움은 곧 의연함으로 이어졌다.바보같은 위기에서 후회와 반성을 거듭하고 나니 무언가 멘탈을 정비하는 책갈피를 부여받은 느낌이다. 그래서 결론은, 괜찮게 잘 있다는 것, 덕분에, 그대로 하여금,
 
 
작년에 이어 생각한다. 올 해 역시 내 삶은 축축하지 않을 거라고. 음습한 곰팡이의 그것이 아니라, 햇살 들이치는 거리 한 복판과 같을 것이라고. 밤이 길다. 커피를 내려 마셔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