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 precipice, 163

프랭크 Frank, 2014

꿈꾸는 것과 나 자체로 이해받는 것. 이상과 현실이라고 쉽게 풀어 이야기 할 수 있으려나. 돔놀 글리슨(리뷰와는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지만, 겨울에 개봉했던 영화 에서 사랑꾼 타임슬리퍼를 연기한 돔놀글리슨의 생김새에 대해 '생강대가리처럼 생겼다'는 한줄평이 잊히질 않아 어디서든 그를 볼 때마다 생강대가리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아니 어떻게 사람 얼굴에 대해 생강을 묘사하지? 심지어 그게 어울릴 건 또 뭐람!) 극중 존이라는 인물의 심정적 흐름에 맞춰 영화는 이야기를 흘린다. 별 거 없는 출퇴근길에서 마저도 작사와 작곡의 영감을 떠올리는 존은 음악을 사랑한다. 그저 그런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곡을 만드는 일을 손에서 놓지 않고 언젠가는 이 시시한 일상에 반짝 스파크가 터질 것임을 믿는다. 우리들이 보통의 하루..

⌳ precipice,/see 2014.10.25

5일의 마중 Coming Home, 2014

글을 적고 있는 지금, 시와의 신보 중 '나의 전부'라는 곡을 듣고 있다. 바람과 담배 연기가 함께 섞인 카페 바깥 자리에서 대단한 일이라도 이루는 사람처럼 노트북을 열고 허세를 부리고 있다. 요 며칠의 모든 글들은 모두 이 곳, 서교동 테일러커피에서 적었다. 오늘은 아이스라떼. 지금 깨어있는 지 열 여덟 시간째라서 정신머리가 온전치 못하다. 눈알이 시큰거리고 두통과 미열이 피어나고 있다. 내 몸이 안좋은 흐름에 있다는 아주 깜찍한 신호. 아주 깨꼬닥 쓰러지기 딱 좋은 컨디션. 전에도 적은바 있지만, 나는 보기로 마음 먹은 영화의 모든 내용을, 갈등의 구조와 순서, 강약, 흐름의 긴장, 하물며 충격적 반전까지 모-오두 들어도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알고 영화를 봤을 때, 정말 '나의 이야기..

⌳ precipice,/see 2014.10.22

거인 Set Me Free, 2014

개봉 전, 영화 내용과는 별개로 감각적인 포스터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포스터 자체에서 뿜어지는 영화의 아우라도 무시할 수 없었지만 나는 공개 된 세 장의 포스터 내 카피에 계속 마음이 쓰였다. '절망을 먹고 자라다' '사는 게 숨이 차요' '세상이 나한테 어쩜 이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볼 영화 타임테이블을 짜며 눈에 바로 보이던 을 예매했다. 11시. 제법 오전의 영화였던지라 나의 집중력이 괜찮을까 싶었지만(내게 이 정도면 아침이다.) 이왕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 GV관을 골랐다. 나름 배우 최우식을 볼 수도 있겠구나 기대했지만 동명이인으로 본의 아니게 화제가 된 아담한 김태용 감독만을 보았다. 정리되지 않은 몇 개의 질문(GV 당시 질문들이 정말 별로였다. 질문하는 이들 스스로 본인..

⌳ precipice,/see 2014.10.19

열마리의 고양이

밥이다아아아아 폴짝 지나가는 삼색이 으쌰. 밥을 향해 가는 삼색이 으히히 뒷모습 봐. 아직 살집이 다 오르지 않은 날씬한 뒷태. 비,비웃지마라. 인간이라고 무시하냐? 아구 예뻐. 삼색이와 까꼬 투샷. 전투적인 삼색이. 아우 단아해 예뻐. 줌인 했더니 화소가 조금 깨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로딩. 예쁘니까. 아롱이와 까꼬. 아롱이가 까꼬엄마였던가? 얘는 되게 소심한 삼색이. 맨날 숨어있고 밥도 쭈구리처럼 먹고 그랬다 짠하게시리. 거의 올블랙에 가까운 턱시도냥이는 비쥬얼은 제일 근엄쩔 것 같은데 외지냥이인지 어딘지 모르게 이 무리에 잘 어울리지 못하는 느낌. 그래서 밥도 조금 쭈구리처럼 먹고 그랬는데 쉴 때는 또 저렇게 아롱이랑 붙어있대? 냥이들 의중을 알 수가 없어 그래도 좋아. 예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