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나는 당신에게 무얼 줄 수 있을지 고민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당신은 아마도 내게 늘 무언가 주고 싶었겠지. 더 주고 싶어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당신이었겠지. 당신이 내가 가진 기억보다 덜 다정하고, 나를 덜 사랑했다면 내가 쥐고 있는 이 미련의 기둥이 조금은 얄팍했을까. 그렇지 않았을까. 받은 사랑을 보고 내가 건넨 것도 꺼내서 그러모았는데 그게 너무 하찮았어서 나는 이렇게 오래도록 궁상맞은 거지 않을까. 너무 나빴지. 결국엔 다정했던 당신을 탓하고 싶어서 이러는 내가. 오늘의 일정이 스케줄에 등록되기 전엔, 올해는 당신에게 때맞춰 다녀올 수 있을까 다녀온다면 좋을 텐데 하며 건방지게 날짜를 꼽아봤었어. 막상 금요일 휴무가 등록된 걸 보고는 '명절 때문에 스케줄 한 번 어지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