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을 돌아도 결국 사랑에 닿는다. 일상이, 삶이 아이러니 같다. 꾸민 적 없지만 그래서인지 모두 꾸며댄 것만 같은 그런 위화감이 도처에 있다. 내가 들여다보는 나의 삶이 이렇게 별로일 수 있을까 헛웃음이 터지는데 이를 막을 도리가 없다. 사랑의 위대함을 인정하고 하물며 숭배라고 할 만큼 높이 경외함에도 어째서 나는 사랑일 수 없나. 아니, 어째서 그것이 되지 않나. 어떻게 사랑이 되지 않나. 사랑하는 것들을 꾸역꾸역 끌어안으려 할수록 허무가 허리를 쿡 찔러온다. 마치 '너 그거 필요없잖아. 뭘 그렇게 챙기고 있어.' 빈정거리며 여기가 정곡인 양 깊게 찔러온다. 도리질로 한 번 응수해 보지만 결국 녹다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결국엔 그것의 옆자리에 가 앉아 있다. 바짝 붙지 못하고 한 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