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아주 오래된 결핍이었다고. 나의 이성조차 바로 보지 못했던 어쩌면 진짜 나의 이야기. 술에 취해서인지 뱉어지는 말들은 여과 없었다. 언제라도 터뜨릴 모양이었던지 비엔나소시지의 꼬리처럼 상처로 점철된 고백들이 입에서 쏟아졌다. 이미 얼굴은 눈물과 콧물 범벅. 마음이 예전에 주저앉아버린 나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너무 힘이 들었다고. 너무 힘이 든다고." 나는 처음부터 없는 사람 같아서. 그랬던 것만 같아서. 온갖 시간들이 뭉개지는 것 같았다. 그제야 나는 내가 참으로 불쌍한 인간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온전한 동정이 가슴 아팠지만, 비껴갈 수 없는 오랜 세월의 증거였기에 묵묵히 나를 찢어내고 벌건 상처를 그제서야 내보였다. 새까맣게 탄 가슴이 아니라, 단 한 번도 아문 적 없던 어제 난 것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