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로 꺼낸 "건망증이 있는 나에게 지나간 며칠의 기억을 상기시켜 준다" 에 충실하여 며칠간의 이야기들을 기록해 보겠다. 아, 사진들은 모두 색감 보정없이 리사이징에 로고만 넣은 것들이다.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숍은 어지간하면 이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오랜 시간 있어도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자기합리화가 잘 맞아떨어지는 곳이라 종종 찾게 된다. 특히나, 밖에서 커피를 마시고 넷북질(매번 이 단어를 쓸 때마다 느끼는 건데 조금 더 순화된 보기 좋은 말이 없을까? 넷북질이라니 영-) 을 하는 나로서는 3~4시간 정도는 한 자리에 붙박여 있는데,
1. 콘센트 사용 가능 유무
2. 4시간 있음에도 '어머 완전 진상이다 혼자 와서 뭐 저리 오래 있는담?' 이런 말 안하는 곳이 필요한 거지.
그런 근거들로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번화가(걸어서 20분 정도)로 나가 스타벅스 또는 투썸플레이스 등에 간다. 바로 옆으로 커피빈도 있지만 글쎄- 커피빈은 도통 안 가게 된다.
위의 사진은 투썸플레이스의 '레몬치킨샌드위치(?)' 런치 셋트다. 5500원인가?의 저 샌드위치와 커피를 같이 구매하면 한 셋트로 묶여 3500원의 아메리카노를 1000원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고로 저렇게 6500원. 샌드위치가 두툼해서 반 절만 먹어도 배가 꽤 부르다. 그리고 알바생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메리카노의 크레마가 꽤 풍부할 때가 많다.
대형 커피숍의 경우 조명과 인테리어가 중복되는 경우가 많다. 우선 포근한 백색조명을 주조명으로 사용하고 대부분의 테이블은 빈티지하지 않은 원목 상판으로 마감된 테이블들을 사용, 의자는 깊이감 있는 푹신한 소파 또는 각진 원목 의자 등을 사용한다. 바닥은 노출 콘크리트 또는 데코타일 같은 것들로 마감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고. 식상하긴 하지만, 그런 인테리어를 나름 좋아하기 때문에, 거슬려 하기는 커녕 반가워하는 쪽에 해당된다.
투썸플레이스도 조명과 테이블, 의자 등의 사용은 이제까지 봐왔던 그것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구석진 자리 곳곳에 탐이 나는 아이템들이 몇 가지 있었다. 저기 사진에 보이는 체크무늬 패브릭이 덧 대어진 철제 의자가 그 중에 하나였고, 사진은 없지만 창가 쪽 구석 자리에 빨강색 철제 헤드를 쓴 장 스탠드가 두 번째였다.
난 채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폭식과도 거리가 멀긴 하지만 확신할 수 있다. 난 육식을 좋아한다. 고기를 좋아한다.
울집두툼이(친오빠/27세/인천거주/직업 요리사) 와는 종종 같이 데이트를 한다. 대개 내가 그의 지갑의 돈을 야금야금 빼먹는, 그가 전적으로 불리한 데이트. 왜? 난 베짱이니까!
3월 1일. 삼일절. 휴무였던 오빠와 외식을 하고 영화를 보러 가기로 했었다.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 지, 전 날부터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다. 우리는 이런 고민에 힘을 쏟는 것을 전혀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좋아하는 연탄불고기 집을 갈까, 소갈비살을 먹을까, 부페를 갈까, 패밀리레스토랑을 갈까 등등 여러 후보들을 열거했다가 두툼한 생고기가 먹고싶다는 오빠의 말에 구월동 '새마을식당'으로 갔다. 사진은 생고기 2인분. 저 한 덩이가 1인분이고 가격은 7000원인가? 그렇다. 생고기 2인분에 김치찌개에 공기밥도 당연히 추가하고, 느끼한 고기 먹었으니 입가심 해야한다며 열무국수까지 먹었더랬지.
어느 날엔가 울집두툼이와 야식으로 먹었던 훈제양념삼겹? 인가 그렇다. 사진으로 좀 양념이 매워보이게 찍혔는데 그렇게 맵지않고 적당히 달달하니 생각보다 꽤 맛있었다. 밤 11시엔가 시켜 먹었던 것 같은데 허허허. Y에게 말하지 않고 몰래 먹었는데, 카메라 앨범을 보던 Y에게 들켜서 이게 뭐냐고 버럭!! 한 소리를 들었다. 허허허
지난 3월 4일에 준비하고 있던 자격증 시험을 보고 왔다.
망할, 마지막 3과목의 절반 가량은 찍기 신공으로 찍었어야 했다. 으흑흑 지금 생각해도 그 암담함과 처참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오랜시간동안 공부했었어야 했는데, 뒤늦게 공부를 했던 터라 완벽하게 시험을 친다는 것은 이미 불가능으로 예견되어 있었다. 그래, 불합격이 눈에 뻔히 보였지만 나는 그래도 시험을 치러갔다! 내용 자체가 전문적인 내용들이기 때문에 더더욱.
카페에서 공부하며 집중력이 흐릿해질 때 카메라 렌즈 청소하면서 찍은 책 사진이다. 저기 아웃포커싱 된 붓이 청소 붓. 싸구려라 하지 털 빠짐이 아주 ^^..
K-x를 주문하면서 6만 원 내외하는 저렴한 단렌스를 하나 같이 주문했다. 사진에 보이는 렌즈캡이 바로 그 렌즈의 캡이다. 피닉스 단렌즈. 위의 문제집부터 이제 마지막까지 나올 사진들은 모두 단렌즈로 찍은 것들인데, 수동 단렌즈 이다 보니 핀을 맞추는 게 조금 까다롭다. 번들렌즈 청소해놓고, 단렌즈 마운트 해서 이래저래 렌즈 핀 맞추며 찍는 샷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간만에 핀이 딱! 떨어지게 맞아서 오오오오 하며 좋아했던 사진이다. 저렴한 것 치고, 아웃포거싱이 꽤나 그럴싸하게 나와줘서 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두께와 높이가 낮은 빈티지 느낌의 철제 필통을 사용했었다. 그런데 공부를 하며 사용하는 펜이 생각보다 많아져서 필통 뚜껑이 닫히지가 않게 되었다. 또 백팩에 넣고 걷거나 뛰다보면 그 철제필통만의 '들그락 들그락' 거리는 소리가 꽤 크게 나서 천으로 된 필통을 하나 구매해야게다 싶던 차에, 커피숍 가기 전에 근처 대형문구점에 들러 마침 20% 할인하는 모닝클로리 빨강 필통을 2400원 주고 샀다. 색이 특히 맘에 들고, 지퍼를 닫는 그 자꾸? 뭐라고 하나 이걸? 지퍼고리? 그 고리가 다음으로 마음에 든다.
잘 나타난 것 같다. 브라우니의 겉 질감이. 음 이것도 단렌즈 핀 테스트 하다가 딱! 맞아 떨어져서 기분좋게 남긴 사진이다.
군것질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단 것들에 대해선 질색하는 편. 그래서 초콜렛이나 사탕류 또는 베이커리류도 그렇게 찾아 먹는 편이 아니다. 커피숍에 가서 먹는 베이커리류로는 샌드위치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플레인베이글 그 다음으로 브라우니 정도가 된다. 저 날은 그나마 단 게 조금 땡겨서 3500원? 3800원? 이나 주고 브라우니 한 조각을 먹었는데 윽, 별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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