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듯하게 시험 일정을 잡아 놓았던 터라 약 2주 가량 집이 아닌, 도서관도 아닌 카페에 와서 공부를 했었다. 집중력이 모자란 관계로 집에 있으면 늘어지기 쉽고 도서관에 가면 조용하고 어딘지 오묘한 그 공기에 나른해져 잠이 들고 만다. 그래서 적당히 소음이 있는 곳에 가서 공부를 하고, 책도 읽고, 할 일들도 하고 하는 편이다. 집중력 장애까지는 아닌데 확실히 몰입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데에 꽤나 오래 걸렸다. 잘난 것은 없으면서 뻣대기 좋아하는 거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보니.
카메라 사고 얼마 되지 않아 공부하면서 찍었던 '지금_내_눈엔_이것들이_보여.jpg' 되겠다.
적당한 소음을 바탕으로 두고 공부를 해야 하기는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적당한' 과는 조금씩 거리가 멀어지던 인천 구월동 이토타워에 있는 스타벅스의 저녁 풍경. 7시가 넘어가면 9시까지 사람들의 북작북작한 소리들이 가득 찬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딴 짓을 하고 했더랬지….
작년 초쯤에 맞춘 안경인데 사진에서는 왜 이리 낡아보이는 거지. Y와 함께 안경점에 가서 그가 골라준 안경테로 렌즈를 끼워넣은 안경이다. 얼굴이 동그란 편이어서 아주 동그란 안경테를 쓰면 좀 바보같아 보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각진 테나, 와이드하면서 약간만 각진 안경테들을 선호하는데 아무튼간 저 안경은 Y가 골라준 거였다. 나 역시 그의 안경테를 골라주었고.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저 안경을 쓰고 학교에 처음 갔던 날, 안경 쓴 나를 보며 소현이가 "왜 이리 바보같은 안경을 맞췄어?" 라고 했다는 거다.
수동 단렌즈의 장점이다. 보케를 만들기도 쉽고, 아웃포커싱 살리기도 쉽고, 초점 요래조래 혼자 맞춰가며 아련한 사진 만들어내는 데에는 제격인거지. 그렇지만 광각렌즈가 갖고싶은 이 마음은 어이할꼬. 흑흑흑
야무진 내 발과 오른쪽 사진의 맹점은 '뽀로로 대일밴드' 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열흘 전쯤에 술 마시고 취해서 나뒹굴었는지(그래, 기억이 나지 않아 논점이 흐린 것은 어쩔 수 없다. 나는 그래서 그 날 이후로 금주다. 술을 끊었다.) 오른손 네번째 손가락을 다쳤다. 살점이 조금 패였는데 여간 아물지 않아서, 연고 바르고 밴드를 붙일 생각이었는데 헐, 집에 밴드가 하나 없어??? 카페 오면서 약국에 들러 밴드를 고르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캐릭터밴드를 좋아한다. 다른 건 캐릭터 들어간거 되게 싫어하는데 밴드만큼은 캐릭터밴드를 산다.(남자 이상형 중에, '캐릭터밴드를 대수롭지 않게 얼굴에 붙이고 나를 만날 수 있는 남자'가 있다.) 뽀로로가 가장 예뻐 보이길래 1000원 주고 사서 붙였는데 오, 예쁜데. 잠시나마 왜 유아들이 뽀로로에 환장하는지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울집두툼이 말을 빌리자면 '거지같은 취미'를 하나 갖고 있는데 바로 빈 병 모으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특히 음료 병을 모으는 걸 조금 좋아한다. 매우는 아니고, 조금. 그냥 올록볼록 모양있는 유리병들을 보면 예쁘다. 집에 두면 뭐라도 넣어둘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바깥에서 음료수를 사 마시는 날엔 빈 병을 꼭 집에 들고 온다.
오빠가 거지같다고 몇 개 버려서 지금은 집에 세 개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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