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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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 / 여행지인가 음주가무지인가 @순천

경주에서 이른 저녁 기차를 타고 순천으로 간다. 3시간이었던가, 4시간이었던가 짧지 않은 시간을 달리고 달려서 밤 10시가 조금 넘어 순천에 도착했다. 친구가 순천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어서 자취를 하고 있는데, 순천을 여행지 중간에 넣었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1. 여름의 순천만을 다시 보고 싶은 욕심이 하나 2. 몇 개월 만에 만나는 친구와의 조우를 위해 하나 (숙박비가 공짜라는 이점은 소근소근) 올 해 1월 겨울 내일로 때 찾았던 곳이라 그런지 익숙한 공기가 다행스러웠다. 겨울 내일로 5박 6일 중 대략 3일 가량은 순천을 중간에 두고 지도 상 양 옆 지역을 오갔던 터라, 역 주변에 대해서는 나름 빠삭했다. 참치김밥과 순두부찌개가 맛있는 분식집을 각각 알고 있는 정도?ㅋㅋㅋㅋㅋㅋㅋㅋ 밤 늦게 역에 ..

8월 22일 / 젖은 초록 @경주

2011년이 채 일주일도 남기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나가는 것을 보니 어딘가 꿍-한 느낌이 들었다. 왜일까, 왜일까, 뭐가 문제일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 여름 여행 포스팅을 아직도 하지 않았구나!' 라는 답을 바보같이 이제서야 찾았지 뭐람? 그래서 뒤늦게,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여름의 그 여행 사진 폴더를 오픈했다. 그래 맞아, 8월이었어. 여름 내일로를 다녀온 지가 오버300정도 보태서 지난 달 같은데 지금은 12월하고도 27일이다. 겨울내일로는 진작에 시작한 시점. 계절의 시간은 유독, 빠르게 느껴진다. 여행을 시작하고 3일째 되는 날. 나는 경주에 갔다. 비가 부스르르 내리고 있었다. 여름이지만 많은 옷을 챙겨 넣고 짐을 꾸렸던 것이 아니라, 혹시나 서늘히 불어올지 모를 바람을 대비한 겉옷..

'더'의 욕구에서 찾는 좌절이 아닌 자기만족

시험에 들어가기까지 앞으로 14분이 남았다. 이리 태평하게 짧은 포스팅을 하는 이유는, 별다른 것 없이 짧막하게나마 지금의 감정과 능동의 상태를 풀어놓고 싶어서다. 말 그대로 별다른 이유는 없다. 몇 몇 흡족스런 강의를 수강하고, 그 강의시간에 완전히 매료되어 집중을 하게 되는 시간들이 있는데(모든 수업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어쩌면 내 학점의 불행일 수 있지만) 그 시간들에서 언제나 생각하고 갈구한다. '더' 배운다는 것은 어쩌면 참 멋진 일일지도 모르겠다. 막연하게교단에 서, 학생들을 아울러 보며 나의 지성을 피력하는 그 자태를 향한 동경일 수도 있으나(아마 이것이지 않을까. 동경.) 그러한 갈구의 시간을 보내고 나면 으레 좌절을 맛보기 쉽다. 프로이트는 노력으로 하여금 극복할 수 있는 좌절이 최상의 ..

(precipice;__) 2011.10.20

어중띈 수요일, 메울 수 없는 너(맥주)와 나의 거리

아, 사진이 저리 찍히고 나니 이건 뭐 예수님 재림과 맞먹어도 될 판. 며칠 전부터 맥주가 정확하게는 치킨과 맥주, 이하 치맥이 몹시나 먹고 싶은데, 이제까지의 생활로 보아 이만큼의 열정으로 치맥을 찾게 되면 맥주를 몹시 많이 마시게 되어 다음날 오전 기상을 장담할 수 없게 됨을 알기에 주말만을 기다리며 이렇게 참고 있다. 이런 불쌍한 포스팅이나 하면서 흑흑흑. 그렇다고 금요일이나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치맥을 먹을 수 있을 거라는 100퍼센트의 확신도 없어 참나 뭐 이렇담?! 아부지는 말씀하셨다. "찬숙아, 술도 음식이다." 이건 정말 명언인 것 같다. 술도 음식이니 과식하게 되면 배가 볼록 나오 듯 추한 꼴을 면할 수 없다는 것, 적당히 식사시간의 분위기를 즐기는 자가 그 날의 한끼에 대해 강렬하고 행복..

(precipice;__) 2011.09.28

8월 20일 / 하늘의 말 @안동의 하늘

의식하지 않는다면 현대인들이 자발적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는 횟수가 일일 10회를 채우지 못한다는 참담한 사실. 그런 그럴싸한 연구 결과들. '에이 진짜 그럴라구?' 싶지만, 어느 새 올려 본 하늘은 구름을 집어 삼키고 밤의 대장을 뱉어낸 후일 뿐. 노을도 보지 못했는데 어찌 저리 기세등등하세 세계를 밝히고 있을까 싶게. 그렇게 우리들은 하늘을 보지 않잖아. 나도 그리고 너도. 그리움이 폭발시킨 감정의 분화구, 흘러넘치는 사랑과 두근거림을 가뿐 숨으로 꾹꾹 눌러 담아내며 그렇게 기차에서 오랜 시간 너에게로 가. 내가 지금 네게 가고 있어. 농으로 그칠 법한 그 한 마디를 오롯이 자양분 삼아 그 자리에서도 마음이 성장한다. 약속했잖아. 어느 순간에도, 어디에서도, 네게 가겠다고. 하룻밤을 약속했던 안동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