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precipice;__) 163

3월 1일부터 - 20일까지 본 영화들

3월에는 부쩍 극장을 찾은 횟수가 잦기도 했을 뿐더러, 여유의 틈이 주어지는대로 보려고 했던 지난 영화들을 작정하고 본 경우가 많았다. tv드라마보다는 단연 영화를 우선하고 영화보다는 책을 더 우선하는 편이어서 매달 극장 간판에 걸리는 상업영화들을 애써 좇으며 달려가지는 않는 편이다. 구태여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도 있거니와 자금사정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내 기준에서 3월에는 유독 영화를 여러편 보았다.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문적인 영화 리뷰를 쓰려함이 아니라, 내가 본 것들을 기록하는 정도가 되겠다. 영화를 본 짧은 소감은 손으로 쓰는 다이어리에도 기록해 두었는데 그것들을 바탕으로 몇 자 옮겨적는 정도가 되겠다. - - - - - - - - - - -..

(precipice;__)/see 2012.03.20

목요일 만남, '칼 라거펠트 사진전'

풍경과의 조우도 좋아하지만, 사진 전시회 같은 곳에 Y와 함께 가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가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새로이 담고 그것들에 대해 지금 본인이 느끼고 있는 것들을 나누며 다시 새로운 것들을 담는 그 과정과 시간들에 대해서 감사함을 갖을 수 있는 것이, 다시금 감사할 수 있어서. 복학을 한 그는 월요일과 목요일 공강이라는 널널한 놈팽이 시간표를 갖게 되었는데,(국가근로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이마저도 물거품처럼 사라지겠지만 흑흑) 그의 목요일 공강에 맞춰 함께 가 볼 만한 전시회가 없을까 찾아보다 3월 18일이라는 유효일이 당장 도래하는 전시회를 알게되었다. 칼 라거펠트 사진전 @대림미술관 대림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하게 되면 사진전 입장료 할인 쿠폰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원래 입장료는 5천..

오랜만에 헤집어 본 앨범 속 사진의 무지개를 찾았을 때처럼,

자의도 타의도 아닌 의문의 밀림으로 뒤켠에 물러나는 것들에 대한 회한이 종종 일 때가 있다. 어떻게 해답을 구할 수 없는 것들이다 보니 두 손 놓고, 마찬가지로 넋도 놓는 것이 다이지만 그런 때가 도래할 적마다 바닥으로 꺼지려는 자존의 터럭을 낑낑대며 부여잡는 것에 열중하게 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 네 것이 내 것이 되고, 내 것이 다시 내 것이 되는 극도로 이기적인 순환이 계속되다보면 종국엔 무엇이 남을까. 진하게 요동치는 생리통에 새벽이 아닌 완연한 아침에 잠이 들었다. 9시쯤- 응 그쯤에 잠이 든 것 같다. 108배라도 올리는 냥 불편한 자세로 침대에 엎드려, 나름 청렴히 살아온 지난 청춘을 반성한다. 엉엉 제가 잘못했어요. 안 아프게 해주세요 엉엉. 다행히도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걱정하지..

(precipice;__) 2012.03.17

나를 보던 그대 눈빛은

며칠 전 Y에게 마음을 담은 사랑의 헌시를 쓴 이후에 부쩍 나의 어린 시절이 자주 생각이 난다. 새침데기였던 배추머리를 한 기집애에게 말괄량이 같던 철부지 어린 날들도 많기는 했지만, 근래에 생각나는 어린 시절이란, 다소 음울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잊어도 될 법한 그런 하루들이 몇 번씩 고개를 꾸역꾸역 들이민다. 초등학교 앞에는 낡은 돈가스집이 있었다. 수요일이었던 것 같다. 매주 혹은 2주에 한 번 수요일. 교문에는 엄마가 서 있었다. 마르지도 퉁퉁하지도 않은 보통 엄마의 그 체격으로, 중학교 이 후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 같은 원피스 차림의 엄마가 매 주 그렇게 그 곳에 서 있었다. 낡은 실내화 주머니를 팔랑대며 엄마에게로 뛰어가 안기면 호기심에 몇 번 할머니 화장대에서..

(precipice;__) 2012.03.16

그 페이지가 맞아. 괜찮아.

미리 얘기하자면, 절친한 친구 섭이가 종종 투데이 2에 빛나는 나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찾아와 갈기고 가는 "아직도 방귀같은 글을 쓰고 있구만?" 의 댓글과 같은 방귀같은 글을 쓰려고 한다. 갑자기 왜냐고? 나도 종종 꺼내보고 '아니 뭐 이런 오그라드는 글들을 썼담?' 하며 뜨악하는 그저 그런 글들까지도 찾아서 읽고있다는 역시나 절친한 나의 친구 뽈을 위해서다. 베짱이 주제에 키보드 위를 휘적거리는 모양새가 영 아니꼽다 할 수도 있지만, 2000자 내외(몇 자가 될지는 사실 모른다.)의 나의 어줍잖은 글들이 그녀의 소울을 조금은 위안의 뜰로 인도할 수 있다면 까짓- 목감기에 걸렸다. 원체 튼튼한 신체를 갖고 있는 나지만, 2012년 새해에 들어 몸 여기저기가 삐걱거렸다. 몇 달 전 접질렀던 오른 발목은 ..

(precipice;__) 2012.03.12

며칠의 조각들의 맞춤

스스로 사용하는 정식 카메라가 있으니 좋은 점이 여러가지가 있다. 똑딱이 디카가 아니라, dslr이다 보니 그 무게나 휴대성은 조금 떨어질 수 있다. 아직은 내 몸보다 귀하게 모시고 있어, 가방에 고이 넣어 조심스레 들고 다니기 때문에 주객전도가 엿보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간에 좋은 점이 여러가지가 있다. 조금 꼽자면, @ 건망증이 있는 나에게 지나간 며칠의 기억을 상기시켜 준다(매우 중요) @ 밖에서 사 먹은 것들은 대개 사진을 찍어놓다 보니 며칠간의 지출도 확인 가능 @ 자기만족이 쩐다(허세부리기 좋음) @ 화이트 바디에서 오는 간지로 애인의 canon 450d를 나름 발라줄 수 있음(주관적인 나와 애인의 생각) 첫 번째로 꺼낸 "건망증이 있는 나에게 지나간 며칠의 기억을 상기시켜 준다" 에 충실하여 ..

(precipice;__) 2012.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