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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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의 이야기들

빠듯하게 시험 일정을 잡아 놓았던 터라 약 2주 가량 집이 아닌, 도서관도 아닌 카페에 와서 공부를 했었다. 집중력이 모자란 관계로 집에 있으면 늘어지기 쉽고 도서관에 가면 조용하고 어딘지 오묘한 그 공기에 나른해져 잠이 들고 만다. 그래서 적당히 소음이 있는 곳에 가서 공부를 하고, 책도 읽고, 할 일들도 하고 하는 편이다. 집중력 장애까지는 아닌데 확실히 몰입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데에 꽤나 오래 걸렸다. 잘난 것은 없으면서 뻣대기 좋아하는 거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보니. 카메라 사고 얼마 되지 않아 공부하면서 찍었던 '지금_내_눈엔_이것들이_보여.jpg' 되겠다. 적당한 소음을 바탕으로 두고 공부를 해야 하기는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적당한' 과는 조금씩 거리가 ..

(precipice;__) 2012.02.26

우리 집 처음의 원두

2011년 11월에 있었던 생일에 Y로부터 생일 선물을 받았다. 생일이 오기 전부터 꽤 오랜 시간 동안 내게 끈질기게 무엇을 받고 싶은 지를 물었었다. 진정으로 욕심나는 것이 없으니 마음이 담긴 작은 것 무엇이라도 준비해 준다면 고마울 것이라고 계속해서 못을 박았는데, 누구 애인 아니랄까봐 꽤 전부터 드립커피 욕심을 갖고 있던 나를 염두하고 초보자가 사용하기에 괜찮은 드립커피 관련 용품들을 묶어 선물로 주었었다. 너비가 꽤 컸던 상자의 뚜껑을 열었을 땐 커피 향기가 후- 하고 퍼져나왔다. 우리집에 처음으로 원두가 들어온 순간이었다. 선물 꾸러미 중에 그라인더(로스팅 된 원두를 분쇄해주는 기구)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Y는 친히 원두가루를 주문해 선물로 주었다. 이것은 그의 센스가 아니라… 나는 커피콩을 받았..

(precipice;__) 2012.02.06

일 월 하고 이십 칠 일

2012년의 해로 접어 들어 어느 새 스물 일곱 밤이 지나갔다. 그렇게 해서 오늘은 1월 27일. 많은 것들이 낡은 영사기 속 필름이 감아지는 것처럼 느린 듯 빠르게, 숙연한 듯 의연하게, 그렇게 지나갔다. 무언가 명확히 집어낼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의 매무새가 다잡혀진 후에 업데이트를 할 변명 아닌 생각이었으므로 지금의 업데이트가 그렇게 정당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으로 넘어 간 많은 지인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종종 받는 초대 메일이 이젠 짜증을 넘어 통달에 이르니 그냥 이곳은 그저 그렇게 나의 공간이겠거니 하고 있다. 티스토리에 다른 공간을 두어서 더 태연할 수 있지만 웹상의 공간을 두고 이래저래 휘둘리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애니웨이, 멍청한 실수로 졸업 위기를 맞고, 엉엉대는 심정으로 사유..

(precipice;__) 2012.01.27

비워내기의 일환으로, 2011년 간략한 사진 정리2

풍경에 이질적으로 스며든 내 사진을 찍는 것은 퍽 어색하지만 아름다운 또는 기억코자 하는 그 순간을 담아내는 데에는 적극적으로 찬성을 표하는 바, 클라우드에 업로드 되기 전, 핸드폰 메모리에 있던 지난 한 해 동안의 기록들을 한 장 한 장 넘겨보자니 마음이 새록새록하다. 그 때의 그 날이, 그리고 그 시간이, 그 시간 속 우리들의 장면이 오롯하고 세심하게 색을 덧 입는게 느껴져서 좋 다 . 2011년 1월 11일 (1 돋는다 그치?) 무모하고 대책없이 찾아 간, 이른 바 '무슨 생각하는 거지 이 여자는?' 이었던 날의 나와 너 꽝꽝 얼은 몸을 시흥 어귀 작은 카페에서 녹이고 있는데 너는 말했지 화장실에 다녀오겠노라고 그리고 잠시 후 나타난 너는 얼은 손으로 테이블 위에 장미 한 송이 제대로 올리지 못해 ..

(precipice;__) 2012.01.22

비워내기의 일환으로, 2011년 간략한 사진 정리

2010년 7월 12일에 스마트폰 갤러시S를 구입하고(구입 날짜는 왜 잊어먹지 않는지 나도 의문) 수중에 없는 DSLR 대신 나의 카메라가 되어주었던, 어플 푸딩카메라에게 한 해 동안의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의 시간도(DSLR을 구입하기 전까지…) 잘 부탁한다고. 시간의 축적만큼 채워져가는 용량을 이제는 비워내주는 것이 한정된 스마트폰 메모리에게 예의인 것 같아, 대부분의 사진 폴더들을 꺼내어 압축하고 클라우드에 업로드하기 전에 나 스스로도 이것저것 돌이켜 볼 겸 간단하게 사진 몇 장 덧. HERENREAL(히얼앤리얼 이라고 읽습니다. = 이 곳에 진짜가 있습니다. = 나의 공간에서 나는 진짜입니다.) logo를 새로 만들었다. 가지고 있던 psd파일이 최근 포맷과 함께 우주로 소멸되었기 때문에! 썩 마음..

(precipice;__) 2012.01.22

그것들은 모두 어디로 가는 걸까

2012년 새 해가 밝았다. 올 해는 '흙룡의 해' 라고 한다. 빠른 년생이기는 하지만, 띠로 본다면 용띠인 나이기에 어쩐지 나의 해가 된 것 같기도 한 그런 착각이 들기도 하고 여튼간 왠지 모르게 기운이 솟아야할 것 같은 그런 느낌? 말이 정리가 안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2011년 12월 31일에서 2012년 1월 1일로 넘어가던 12시를 넘긴 시각. 잘만 작동되던 넷북이 멈췄다. 오빠 스마트폰의 세팅을 해놓고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을 보며 치킨을 뜯고 있던터라 전원을 넣은 넷북에 신경을 단 1도 쓰지 않고 있었는데 다 먹고 상을 치우려 넷북을 보니 모든 것지 정-지. 윈도우가 깨졌다. 컴퓨터를 좀 잘 아는 친구 홍구(컴퓨터 관련된 일 또는 이야기 할 때가 유일하게 멋있다. 다른 때에는…)에게 이러이..

(precipice;__) 201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