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일까. '틀린 부분을 체크하시오' 같은 퀴즈였다면 조금 더 쉬웠을까. 인생은 물음표 투성이인 것 같은데 왜 정답만 모아 놓은 해설지는 눈에 띄지 않는 걸까. 머릿속에 두고도 못 찾는 걸까. 한참을 뒤적거린 것 같은데 손에 잡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애정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까. 사랑받지 못한 유년을 스스로 떠올려야 할까. 가혹하게. 그럼에도 답을 찾지 못하면 어떡하지. 헤집고 헤집어 엉망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럼에도 답을 찾지 못하면 어떡하지 나는. '미안함이 있어서'라고 했다.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시절을 함께 보냈지 않은가. 일하는 부모 대신 할머니 손에 자란 우리였다. 할머니 손에서, 품 안에서 따뜻하게 자란 장남과 조금 비스듬한 그늘 아래서 품보단 바깥 볕이 더 좋아 괜찮다며 혼자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