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을 위해 준비하다보니 살이 빠진 것인지, 그나마 많지도 않던 지방들이 쪼옥 빠지고 전기구이통닭의 날렵함같이 쫀쫀한 몸의 공유를 보는 것은 좋은 것이었다. 하하하. 중간중간 공룡상 얼굴이 뚜앗! 스크린 가득 들어올 적엔 '흠..' 싶기도 했지만 아무렴 어떠랴 이러나 저러나 공유 비쥬얼인걸. 영화를 볼 적엔 배우 본연의 멘탈과 개념에는 영향받고 싶지 않다. 좋은 영화를 보는 것에 있어서 큰 흠으로 작용하니까.
광고 시간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두시간이 조금 넘는 제법 긴 러닝타임이다. 기억에 남는 몇 씬들이 있기는 한데 이게 순수하게 감정이 폭발하는 때를 조건으로 하는게 아니라 시각적 자극이 극대화되던 때가 남아있는 것 같다. 남보라의 "아바디 왔다~" 이 대사가 계속 기억에 남는건 북한말 억양을 무척이나 못하던 그녀의 연기 때문이겠지.
스크린에서 만났을 때 반가운 배우들이 많이 등장한다. 조성하 악역은 나쁘지 않았지만 특정 분위기에서 짓는 표정과 눈빛이 왜 그리 거슬리던지. 그 캐릭터에 부합하는 웃음소리였을 테지만 계속 신경을 거슬리는 부분이었다. 가장 좋았던 연기가 없던 듯(..) 중반부에 차량추격신이 매우 길게 그려지는데 나는 이때 루즈함을 느꼈다. 하품나는 식의 그런 루즈함이 아니라, 정교히 촬영했음은 충분히 인지가 되는데 이렇게 길게 꽉꽉 채워 넣었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문의 루즈함. 영화를 보고 나와 두툼이에게 얘기를 하니, 박희순이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사상 가장 멋진? 차량추격신 이라고. 기대하셔도 좋다'고 말했다더라.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우와, 차가 엄청 튼튼한걸!' 이었다.
단점만 꼽는 것 같아 보이네. 딱히 그렇지도 않다. 개봉 전 티저가 떴을 때, 그리고 바로 개봉했을 적에 주를 이루던 감상편은 "아저씨+베를린" 이었다. 두 영화를 모두 심지어 두 번 이상 극장에서 본 나로서도 이해가 되는 대목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와는 조금 결을 달리한 부분들이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연출과 촬영에서 자주 놀랐다. '와, 저렇게 담을 수도 있구나' 하면서. 공유의 영화는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데 면면에서 그가 부던히 노력했음을 알 수 있었다.
영화는 괜찮았다.
아, 가장 궁금했던 건 그거였다.
그 북진회 소속의 택시기사 아저씨. 얼굴은 분명 중년인데 그 날렵한 무술은 뭐? 제일 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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