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 precipice,/see

더 헌트 Jagten, The Hunt, 2013

재이와 시옷 2014. 2. 10. 22:13








# 거짓이 어떻게 진실이 되는 지,
# 우리가 믿는 진실의 속성에 대해,


- 보는 동안 영화 <어톤먼트>의 브라이오니가 떠올랐다. 그리고 인상을 듣기만 했던 영화 <다우트>를 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브라이오니가 끊임없이 떠올랐던 건, 잊을만 하면 화면에 나타나는 클라라가 괘씸해서 였기도 하고, 무엇보다 망상이 여러 입을 거친 힘을 얻어 진실로 착상되어가는 그 괴이함에 화가 나서 였을 거다. 

- <어톤먼트>에서 브라이오니는 진실의 토로 시기와 그 방법을 순전히 자기속죄의 개념에서 시행했다. 그들의 사랑은 비극이 되었고 그들의 생(生) 역시 비참했다. 그 사실을 안 나중에서야 그들의 이야기를 완성해주고자 했으니 이 얼마나 비겁한 자기속죄인가. 그들의 죽음이 없었어도 과연, 진실로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을까? 

- <더 헌트> 유치원의 아이들은 한결같이 같은 증언을 했다. '루카스의 지하실 풍경을 묘사하고 그곳에서 있었던 속칭, 끔찍하게 추악한 일들에 대해.' 루카스의 집에는 지하실이 없었다. 아이들의 도돌이표 증언의 장소이자 무척 결정적인 그 단서 자체가 없었던 거다. 루카스의 무죄를 입증하는 무게 실린 결정적인 증거인 셈. 만약, 그 증거의 무게가 '존재하지 않는 지하실'의 것보다 가벼운 것이었다면?
즉, 무죄와 유죄의 경계가 희미했지만 무죄의 비중이 근소한 차이로 더 높아서 루카스가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거라면?
그랬었다고 해도 사람들은 루카스를 다시 그들의 영역/일원으로 허락했을까? 

- 패니는 왜 죽인걸까? 클라라의 질문에 대한 아그네스의 회피로 보아선 테오 혹은 테오와 다른 부모들(사건이 있기 바로 전까지 루카스의 친구들이'었던')이 패니를 죽인 것 같은데 이 시점이 의아하다. 루카스는 혐의없음을 인정 받고 그의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 후에 패니가 죽었으니까. 그들은 무엇이 분했던걸까. 그들이 믿었던 사건의 진실이 결국 자신들의 오해였다는 것이? 그러니까, 자신들이 '틀렸다'는 그 사실에 분을 삭일 수 없었던 걸까.

- 루카스가 마지막에 본 환영은 무엇의 반영이었을까, 총성 역시 환청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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