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precipice;__) 163

팥빙수 전문점 이름으로

팥빙수 전문점 이름으로 뭐가 좋을까? 라는 어느 트위터리안의 트윗에 몇차례 RT가 따라붙었다. 팥빙수 전문점이니까,아이팥 팥파라치 팥케스트 잭팥웃자고 한 말이다. 나만 재밌나 팥파라치? 무튼, 나는 팥빙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싫어해 보다는 관용적이고 좋아해 보다는 무심한 편이랄까. 황당할 정도로 쾌청한 가을 어느 날, 길거리에 즐비한 카페 아무 곳으로 들어가 "여기 팥빙수 하나요!" 라고 포부 담아 외치면 나를 '뭐야 저건..' 이라는 표정으로 쳐다보겠지. 그만큼 여름 한 철에만 반짝하고 만날 수 있는 반가운 메뉴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만큼 까다롭고 덥다는 획일된 근거 하나로 황홀한 맛을 기대하기엔 나름 복불복인 메뉴라는 거지. 무튼, 그래서 나는 팥빙수를 그 다 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 다 지. ..

(precipice;__) 2012.08.02

마음으로 빚었던 공간에서

엄마, 울집두툼이, 나는 각기 다른 이사 날짜를 기억하고 있지만 내멋대로 확정하자면, 2007년 8월 5일에 나는 인천 남구 관교동 언저리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5년이 지나 2012년 7월 29일에 그 자리를 떠났다.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더 이상 이 방에서 이불 휘어감고 잘 수 없겠구나 라고 생각하니 조금, 기분이 이상해지더라. 연약하고 값싼 이동식 가구부터 깨알같은 다이소표 천떼기까지 모두 내 손을 거쳐 다듬어져갔던 자리들이었다. 거실에도, 욕실에도, 옷방에도,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 방에도, 스리슬쩍 내가 묻어있었다. 한 밤에서 새벽 곁으로 타넘는 시간에 정서와 근육이 몰랑해져 주책맞게 카메라를 들고 내 방 이곳저곳을 기웃기웃. 안녕, 아낌없던 내 공간들 - 퇴근 후 집에 들어와 크게..

(precipice;__) 2012.07.31

2012 서울국제도서전, 더운 여름 부딪는 사람들

해가 뜨겁던 일요일이었다.미현이네 집에서 토요일, 취발이 생일파티를 보내고 잠을 자고 일어나 미현이 어머님이 차려주시는 아점상을 받아먹고 해가 높이 솟아 올라 복사열을 끓여내기 직전까지 수박을 우물거리며 해피투게더 재방을 보고 있었다그 날의 일정은, 오후 느즈막히 삼성역 코엑스로 가 '서울국제도서전' 관람을 하고 저녁에는 홍구와 뽈과 섭이를 만나는 것이었다 그대로 갔으면 어쩔뻔 했을까 싶은 버스정류장까지 린내와 함께 걸어가 내일 월요일을 미리 화이팅 하자는 작별 인사와 함께 각자 다른 버스에 올라탔다 주안역으로 간 나는 한 시간을 더 달려 삼성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개의 이런 부스박람회기 열리기 전에는 소셜 등이나 공식 웹사이트에서 '사전등록제'를 실시한다. 박람회가 개최하기 전 미리 간략한 개인정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