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빚었던 공간에서
엄마, 울집두툼이, 나는 각기 다른 이사 날짜를 기억하고 있지만 내멋대로 확정하자면, 2007년 8월 5일에 나는 인천 남구 관교동 언저리로 이사를 왔다. 그리고 5년이 지나 2012년 7월 29일에 그 자리를 떠났다.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더 이상 이 방에서 이불 휘어감고 잘 수 없겠구나 라고 생각하니 조금, 기분이 이상해지더라. 연약하고 값싼 이동식 가구부터 깨알같은 다이소표 천떼기까지 모두 내 손을 거쳐 다듬어져갔던 자리들이었다. 거실에도, 욕실에도, 옷방에도, 그리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내 방에도, 스리슬쩍 내가 묻어있었다. 한 밤에서 새벽 곁으로 타넘는 시간에 정서와 근육이 몰랑해져 주책맞게 카메라를 들고 내 방 이곳저곳을 기웃기웃. 안녕, 아낌없던 내 공간들 - 퇴근 후 집에 들어와 크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