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 precipice,

과할寡

재이와 시옷 2012. 12. 29. 15:17

 

 

그저 그런 몇 번의 기록

 

1.
2,3분 내의 잦은 지각으로 인한 우리팀 내 특단의 조치. 1초가 되었든 10분이 되었든 지각비 5천원. 킬힐을 신고도 박지성 빙의되어 회사 근처 역에서부터 빌딩 로비까지 뛰어가는 집념의 여자, 걸어서 12분 거리 달려서 4분에 주파하는 나란 여자. 멋있.

 

2.
주5회 음주

 

3.
인센티브 믿고 까불면서 쳌카드 야무지게 긁어댔더니 수중에 만 9천원. 결정적으로 인센이 나오지 않았음. 빡침이 0순위 감정이고 이제 어쩌지 하는 초조함이 그 다음 순위 감정.

 

4.
이래놓고도 오늘 송년회 파티가 있다는 게 함정.

 

5,
주6회 음주

 

6.
늦은 밤 귀가 후 씻지 않고 까무룩 잠들어 버리는 날들의 연속

 

7.
근데 피부는 왜 좋아진 것 같은 걸까

 

8.
며칠 전 술을 과하게 마시고, 과한 이야기들과 과한 감정들로 위로의 산을 넘으려 끙끙거렸다. 그러던 중 받아야했을 위로를 다른 이에게 시전하며 덩달아 내 감정까지 껴안으려 새벽내 찬 거리를 달리기도 했지. 멈춰있어도 아무렇지 않을 법한 무수한 오후와 저녁들이 너나할 것 없이 뜀틀 넘 듯 나를 내리누르며 뛰어 넘어간다. 멍청하게 허리를 굽히고 바닥에 꽂은 시선과 고개를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처들고 나면 깜짝 놀랄만큼의 적막이 덩그러니 눈 앞에. 뭐지, 이 더러운 침묵은.

 

9.
관심이랍시고 어중띄게 손가락을 들이밀면 그냥 콱, 하고 물어버릴거다. 잘라버릴 기세로.

 

10.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나 앞장서 갈 때면 뒤에 있는 나를 향해 손을 뻗는다. 새옷을 입고 오면 예쁘다고 칭찬해주고, 책 읽으며 혼자 보내는 날의 점심시간이 지나면 무엇을 먹었느냐며 조곤조곤 물어봐준다. 찬 거리로 나가 걸을 때면 자연스럽게 팔짱을 껴오고. 사람많은 지하철 안, 서서 갈때면 기둥을 붙잡고 섰는 내 등에 차분히 머리를 대고선 음음 거린다. 술마시고 장갑을 잃어버렸다 말하니 본인 장갑 한쪽 내어주며 맨손은 곁에 바짝 붙어 팔짱 안으로 고이 숨기고 걷는다. 애교가 사랑스럽고 귀여운 사람.

 

11.
회사 여자 대리님이라는게 함정

 

1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
나는 사회부적응자라서 카카오톡 탈퇴를 했다. 어쩔래? 새해가 되면 돌아가겠노라 지인들에게 말은 일단 해두었는데 과연 그렇게 될 지 모를 일이네. 

 

14.
일상은 허함인데 살은 왜 찌는건지 모르겠다.

 

15.
오지랖인건 알겠는데 그래도 그건 좀 아니지싶지. 재수없잖아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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