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빤히 내려다보면 내가 너무 아프잖아, 라고 말하고 있었다.
횡단보도를 터덜 걸어가며 캐묻듯 내려오는 초승달의 그 빛이 아름답다 느껴졌는데, 동시에 슬퍼져버렸다.
왜 그 자리에서 뜨악한 시간에 걸쳐져 나를 보고 있는건지.
엄마의 눈물이 자주 터지고 있는 요즘.
외할머니가 많이 아프다. 몇 해 전부터 치매를 앓기 시작하셨는데 근 1년 동안 손을 감히 뻗어볼 수 없게 야위셨다. 온전히 돌아오지 않는 정신과의 싸움을 하시듯, 당신의 아들과 딸들을 알아보기위해 무던히 애를 쓰시는 그 모습을 엄마 등 뒤에서 가려진 듯 바라보며 으아앙 거리며 눈물이 터지려는걸 간신히 참고 손을 내밀며 걸음을 앞세워 나갔다.
"찬숙이?" 라고 버석한 입술을 떼셨다. '네 할머니 저 맞아요. 저 찬숙이 맞아요.'
놀라울만치 따뜻했던 손. 반절도 되지 않을 관절의 악력으로 끼워져오던 손깍지.
더,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시간이란 그 앞에 당신을 보내드릴 기도를 올릴 수 밖에 없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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