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 부사관 임관식을 마치고 휴가를 나온 뽈의 머리를 잔뜩 비웃으며 글을 쓴 적이 있다. 술값이 어쨌고 저쨌고 했던 그 포스팅. 코소보에 가서 보드카와 데낄라를 잔뜩 마시고 빌지에 찍힌 선명한 숫자 190,000원을 뽈이 계산했더라는 그 포스팅. 1차에서의 9만원을 내가, 2차에서의 6만원을 수박이가. 우리 미쳤나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래의 사진들은 그 날 그곳에서의 기록이다.
코소보를 벗어난 공간에서의 사진은 없다. 저 자리 말미 즈음의 사진도 없다. 난 취했으니까 하하하하하.
자리에 앉고 주문할 적에 사진인 듯. 무언가를 요구하는 듯한 다운이의 입모양과 집어내는 듯한 예솔이의 손짓. 다운이와 예솔이는 뽈을 정말 사랑하는 친구들이다. 뽈이 입대하는 날에도 같이 가주고, 저 날도 휴가나온 뽈을 보기 위해 순천에서 인천까지 왔더랬다.
우리 란칭은 왜저리 심각할꼬
다운아 미안 예쁘게 찍어주고 싶었는데 흑흑
홍구가 가져온 트라이 쇼핑백. 저 날은 홍구네 집안 제사였다. 그래서 홍구는 11시 넘어 등장했고 왜 아직도 오지 않는거냐며 닦달하는 우리들의 전화에 '제사라 그래 제사라서..제발 이해 좀 해줘..날 다그치지 말아줘..' 라고 애원하던 홍구와ㅋㅋㅋㅋㅋ 우리들은 단호하게 대답 후 전화를 끊었다. "야 올 때 전 싸와."
저 쇼핑백 안에는 전이 있다.
이 사진의 포인트는 섭이를 바라보는 홍구의 애틋한 눈빛이다. 홍구는 섭이 빠다.
예솔이한테 내가 계속 "우리 예솔이는 마음이 예뻐. 마음이.." 라고 해서ㅋㅋㅋㅋ아니야 예솔아 얼굴도 예뻐.
이 사진 왠지 둘 다 귀엽다.
나쵸 처음 먹어보는 애처럼 신난 섭이와 그냥 홍구.
올 분위기 있게 나왔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내가 깨알같이 너의 텅빈 구레나룻 모자이크 해줬다.
귀여운 예솔이와 무슨 표정인지 모르겠는 방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구레나룻이 없어 슬픈 짐승이여.
예쁜척 하는 홍구가 싫었던지 카메라도 뒤 벽돌에 가 초점을 맞췄네.
기분좋을 때 카메라 들이대면 짓는 표정.(아마도?)
다운이가 가져왔던 감말랭이. 오 맛있다 이거.
나쵸와 프레즐 두고 보드카랑 감말랭이 먹는 우리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사진 노이즈보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찍고 싶어서 눈치 보는 섭이와 맞장구 쳐주며 브이- 하는 란칭이 귀여워 쩌는 노이즈에도 불구하고 화밸 조정함.
두 어개 집어먹은 기억이 남.
히힝 이 사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이고 이건 입을 가린 대신 구레나룻을 지켜주지 못했네 미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올 수박이 멀끔하게 나왔네. 나는 눈을 감고 사진 찍은걸 보니 취하기 20분 전쯤 되는 듯. 앞머리도 거지같이 하고있네ㅋㅋㅋㅋㅋㅋㅋ
새벽 4시쯤 코소보에서 나와 나와 다운이와 예솔이와 뽈은 자연스레 뽈네 집으로 택시를 타고 갔다. 뽈이 휴가를 나오면 먹고싶다고 한 것들의 리스트를 쭈루룩 적어왔는데 그 음식들 차려준다고 뽈네 어머님이 새벽까지 안 자고 계셨던거라. 나는 어김없이 어머님 계시는 주방에 가 의자에 털썩 앉곤 제정신이 슬슬 돌아오자 세상 사는 얘기를 어머님과 나누며 딸기를 몇 개 집어먹고 잠자리 인사를 드린 후 방에 가서 잠들었다.
뽈의 다음 휴가는 기약이 없다.
여름에 나올 지, 가을에 나올 지 알 수가 없다.
스물 여섯이 되어 군 휴가 나오는 친구를 위해 하루를 비우고 먹고프다는 음식들 함께 먹어주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래도, 스스로 굳건히 본인 자리에서 책임을 다하는 것 같아 마음이 많이 놓이더라. 처음 훈련 사진을 봤을 땐 당장이라도 그곳에서 뛰쳐나올 줄 알았는데.
다음 휴가 때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