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 (14) 그렇게 그런 일들

지금 여기가 맨 앞

재이와 시옷 2014. 7. 26. 23:36



제 스스로도 설명이 쉬이 되지 않는 며칠이 지났다. 짧게는 몇 주일까 길게는 한 절기에 이를까 시간을 이제와 가늠해보려 하니 마땅한 시작점을 꼽지 못하겠다. 인트로부터 정돈되지 않으니 다음 트랙이 말끔할 리 없다. 그럼에도 정신사나운 글과 생각을 굳이 지어내는 이 욕심을 또 막아서지도 못하겠다. 
내게 무능력한 나를 본다.





'너는 항상 그런 식이야.' 언제나, 항상, 그런 / 등의 수식이 이리 서운한 것인줄 여태 잘 몰랐던 것 같다. 그 말들 앞에 세상 혼자 버려진 듯 덜커덕 주저앉았던걸 보면. 
어떤 길을 돌아보아도 속이 까맣게 상해 꾹꾹 눌러온 말들을 쭈뼛쭈뼛 꺼내 놓았는데 돌아온 대답이라는 것이 '그게 그렇게 기분이 나빠?' 였다. 깨달았다. 어떤 방식으로도 나의 상처와 서운함이 상대에게 용인 될 수 없다는 것을. 그것들을 한 번 꺼내 보이기 위해 숱하게 망설였던 나의 시간들은 아주 쓸모없는 것이었다는 걸. 진작에 말해주지 아니, 하루라도 한시라도 내가 빨리 눈치챘어야 했는데. 나를 방어하는 기술은 해가 거듭되어도 늘지 않는다. 





마음에 구멍이 난 거라면, 어떻게든 남루한 거적이라도 되는대로 덮어 그것을 가려놓고 살텐데. 나는 결핍을 느끼고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그 '자리' 자체가 없다는걸. 내가 알고 있는 나의 허점이 너무 커 그것들이 애를 써도 비질비질 비춰져 종종 밤들이 찢어지는구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런 것이라면 이리 오래 허술해도 되는걸까 늦어도 너무 늦게 골몰해보니 내겐 그 '자리'가 없더라. 무엇이 부족해 구멍을 채울 수 없나 그 고민마저 우스운 게 돼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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