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과의 조우도 좋아하지만, 사진 전시회 같은 곳에 Y와 함께 가는 것을 좋아한다.
우리가 보지 못한 것들에 대해 새로이 담고 그것들에 대해 지금 본인이 느끼고 있는 것들을 나누며 다시 새로운 것들을 담는 그 과정과 시간들에 대해서 감사함을 갖을 수 있는 것이, 다시금 감사할 수 있어서. 복학을 한 그는 월요일과 목요일 공강이라는 널널한 놈팽이 시간표를 갖게 되었는데,(국가근로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이마저도 물거품처럼 사라지겠지만 흑흑) 그의 목요일 공강에 맞춰 함께 가 볼 만한 전시회가 없을까 찾아보다 3월 18일이라는 유효일이 당장 도래하는 전시회를 알게되었다.
칼 라거펠트 사진전 @대림미술관
대림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하게 되면 사진전 입장료 할인 쿠폰을 발급받을 수 있었다. 원래 입장료는 5천원 이었는데, 회원가입을 통해서 받은 할인 쿠폰이 -3,000원. 우리 둘은 함께 회원가입을 하고 쿠폰은 Y가 출력해 와서 2인 4,000원에 입장 티켓을 발권받을 수 있었다.
칼 라거펠트의 명성에 걸맞는 좋은 사진들이 많이 있었다. 미술관 전체 공간이 그렇게 큰 편이 아니라서 이 곳 저 곳 공간배치에 신경을 쓴 것 같았는데, 좀 더 트인 공간에서 옮기는 발자국의 여유가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조금 남기는 했다. 그렇지만 미술관 전체적으로 채광이 워낙에 좋아서 사진을 보기에는 시각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기는 했다. 여담이기는 하지만, 지금도 가장 뚜렷이 기억에 남는 게 '여기 채광이 정말 좋다.' 이다. 그만큼 햇빛이 건물 내부 곳곳으로 넓게 잘 들어오더라.
평일 오후였음에도 전시회 종료일이 며칠 남지 않아서 그런지 관람하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을 쏙쏙 피해가며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몇 장 담아내다, 이내 카메라를 내려놓고 마음 편히 이 곳 저 곳을 둘러보았다. 전시 된 많은 사진들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이, 위에서도 보이지만 그리스 신화 인물들을 오마주로 해서 모델들을 촬영한 컨셉사진들이었다.
담아 온 사진은 없지만, 의상없이 누드로 몇가지의 장신구들만으로 치장한 모델들이 흑백으로 촬영 된 사진들이었는데 누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선정적이거나 외설적이다 라는 느낌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오로지 아름답다 라는 수식만이 떠올랐다. 인종을 불문하고 모델의 피부색을 흑백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는데, 이질적인 느낌없이 그 선과 음영에 넋을 놓고 오래도록 바라보았었다.
사진전을 둘러본 후, 인사동으로 가서 떡갈비를 와구와구 먹으며 주렸던 배를 채우고 경복궁을 지나 여기저기를 배회하다, Y의 졸업작품전에 대한 나름의 회의를 하기 위해서 조용한 스타벅스를 찾아 들어왔다. 인사동에 있는 3층짜리 스타벅스는 만석이기도 했고(우리에겐 콘센트 자리가 필요했는데 앉을만한 콘센트 자리는 여석이 없었다 흑흑) 산만한 소음들이 가득하기도 하여 조금 걸어나와 경복궁 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 스타벅스에 왔다.
많은 커피숍을 두고 굳이 스타벅스로 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 스타벅스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얼마 전 Y가 텀블러를 구매하고 받은 '텀블로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텀블러 쿠폰 : 어떤 지점에서든, 마시고 싶은 어떤 음료든지 하나를 지정해 사이즈도 내 맘대로, 추가하고 싶은 엑스트라 샷도 내 맘대로 쉐킷쉐킷해서 마실 수 있는 천사 쿠폰.
무엇을 마실까 고심하다가, 바닐라 프라프치노를 선택 사이즈는 당연히 벤티(가장 큰 사이즈), 휩크림도 잔뜩 올리고, 엑스트라로 에스프레소 샷도 하나 추가. 자그만치 6,800원 짜리 음료 되시겠다.
많은 커피숍을 두고 굳이 스타벅스로 온 데에는 이유가 있다. 스타벅스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얼마 전 Y가 텀블러를 구매하고 받은 '텀블로 쿠폰'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텀블러 쿠폰 : 어떤 지점에서든, 마시고 싶은 어떤 음료든지 하나를 지정해 사이즈도 내 맘대로, 추가하고 싶은 엑스트라 샷도 내 맘대로 쉐킷쉐킷해서 마실 수 있는 천사 쿠폰.
무엇을 마실까 고심하다가, 바닐라 프라프치노를 선택 사이즈는 당연히 벤티(가장 큰 사이즈), 휩크림도 잔뜩 올리고, 엑스트라로 에스프레소 샷도 하나 추가. 자그만치 6,800원 짜리 음료 되시겠다.
Y 말에 따르면, 나는 Y말을 참 잘 드는 것 같단다. 그건 내가 봐도 좀 그런 듯.
위 사진은 내가 Y를 위해 만든 '입체카드'다. 작년 성탄절에 Y가 입체카드를 만들어서 주었었다. 그 후에 지나가는 말로 2월이 다 가기 전에 입체카드를 만들어서 달라고 했었는데,(나중에 보니 그는 이 말을 한 사실을 아예 잊고있었다. 헐) 그 말을 기억했다가 조금 지나기는 했지만 데이트 전 날에 만들어 가져갔었다.
위 사진은 내가 Y를 위해 만든 '입체카드'다. 작년 성탄절에 Y가 입체카드를 만들어서 주었었다. 그 후에 지나가는 말로 2월이 다 가기 전에 입체카드를 만들어서 달라고 했었는데,(나중에 보니 그는 이 말을 한 사실을 아예 잊고있었다. 헐) 그 말을 기억했다가 조금 지나기는 했지만 데이트 전 날에 만들어 가져갔었다.
여느 연인들이 챙기는 기념일에 조금은 무심한 우리 둘. 화이트데이에 받는 사탕이 영 마뜩찮았던 나는(나는 단 것을 싫어한다.) 다른 것 필요없이 주었다는 마음은 챙길 수 있게 페레로로쉐 다섯개들이 한 줄을 사 달라고 했었다.
이건 울집두툼이가 사준 하트모양 플라스틱 상자에 든 페레로로쉐 8개.
5개 들어있는 것은 3,000원인데 위에 저것은 8개 주제에 8,000원이나 한다며 주면서도 툴툴거리던 울집두툼이. Y에게 말했던 것과 똑같이 다섯개들이 사달라고 했더니만 괜한 호기를 부려서는 상업 덤탱이를 맞고 내게 화풀이를 했다. 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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