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2024 봄 김채연 작가의 인터뷰 중, 제가 말하는 '환한 불행'이란 오랫동안 볕을 받거나 습기가 배어 본래 그 불행이 어떤 색이었든 좀 더 희어진 것을 의미합니다. 낡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빛바랜 것과는 결이 다른 의미이고요. 어떤 불행을 처음 겪게 될 때 그것을 표현할 마땅한 언어를 곧바로 찾기란 어려울 것이고 그러면 일단 가만히 있겠죠. 뭐가 뭔지 모르는 상태로요. 이것을 '견딘다'라고 표현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야, 하고 가만히 있다가 나중에야 뭐가 뭔지 조금 알게 되는 거예요. 1년이 걸릴 수 도 있는 일이고, 어떤 것은 30년이 걸릴 수도 있는 일이고요. 뭐가 뭔지 알게 된다는 것은 그 앎의 옳고 그름과는 관계없이 비로소 언어화가 가능해졌다는 것이겠죠. 감당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