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precipice;__)/see 77

러브레터 Love Letter, 1995

아니라는 것쯤, 미련맞고 꼴사나워보이기까지 한다는 것쯤 모르는게 아니야 공포로 느껴질만큼 지난한 미련의 두께를 제스스로 몰라서 수없던 그밤들을 그렇게 보냈던게 아니야 누구보다 잘 알고있어. 여러번과 여러밤들. 닿지도 않을 안부를 허공에 뿌리고 받을 수 없을 편지글을 꾹꾹 눌러쓰고. 비가 오는 날엔 시린 공기를 걱정하고 만개한 꽃과 색들 앞에선 따뜻함의 소식을 제소리로 전하는 그런, 그런, 그런 바보같은 날들. 왜 나만 이런거냐고. 누구는 일도 잘하고, 연애도 잘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잘만 사는데 왜 나만 이렇게 괴로운거냐고. 다들, 다 잊고 다 묻고 잘만 사는것 같은데 왜 나만 이런거냐고. 왜 나만 병신같은거냐고. 가장 속상하고 괴로운건 놓아줘 라는 말을 들어야한다는 거야. 이마저도,..

(precipice;__)/see 2013.12.13

브로큰 서클 The Broken Circle Breakdown, 2013

일요일은 대개 임여사와 두툼이와 함께 식사를 하고 집에서 쉰다. 임여사의 일주일 중 유일한 휴무이기도 하고, 두툼이의 저녁 출근이 대부분인 날인지라 셋이 유일하게 같이 식사를 맞출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금요일 혹은 토요일에 잔뜩 술을 마시고 논 다음엔 바깥 날씨에 전혀 개의치 아니하고, 어떨 땐 일요일 하루 내내 한 발자국도 집을 나가지 않기도 한다. 심지어 잦은 편이다. 오늘도 그와 비슷한 일요일이었다. 새벽에 잠든 만큼, 오후 정확하게는 우리집 점심시간에 일어났다. 비몽사몽 눈꼽 부스러기를 다 떼내지도 못한 새끼망아지같은 꼴을 하고선 밥상 앞에 앉는다. 새벽 목욕을 다녀온 임여사의 얼굴만 반질 반질. 에그머니 놀랄만큼 두부가 잔뜩 들어간 돼지고기김치찜에 소복한 밥 한 공기를 뚝딱하고 셋이 갖는 커..

(precipice;__)/see 2013.11.25

잉투기 INGtoogi: The Battle of Surpluses, 2013

자존은 안되는데 자의식만 강한 그런 것들. 계속하는 것은 힘이 된다. 왜인지 모르겠다. 제작비 100만원도 들지 않았을 거라며 티켓 값을 물어보고 돈이 아깝다 툴툴 거리는 친구의 말소리를 저 멀리 흘려 놓은 채, 지금 드는 이 기분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 정의해보려, 그마저도 어렵다면 정리해보려 순간 애를 썼지만 급하게 자리를 떠나는 친구의 뒤를 좇느라 그마저도 할 수 없었다. 개인의 취향 문제겠거니 하는 생각으로 친구와는 더 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지 않고 주린 배를 다독이며 저녁 메뉴를 무엇으로 할 지에 대해 열렬히 나누었다. 평화로운 나들이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SNS에 140자 평을 남기던 때에 그나마 정리가 되었다. "가깝지는 않지만 멀지 않은 주변에서 들어왔던 명사들과 장면들에 보는 심정이 썩..

(precipice;__)/see 2013.11.22

토르: 다크월드 Thor: The Dark World, 2013

스틸컷을 찾다, 영화 개봉 전 한국을 찾아 프로모션 했던 햄스워스와 히들스턴의 사진이 신나는 개구쟁이처럼 나온 것이 마음에 들어 이것들로 대신하다. 호호호 그리고 서핑 중 발견한 토르의 이색포스터 두 장도 함께 첨부. '빠'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로 마블사에서 영화를 만들어 내놓으면 척척 극장을 가야만 하는 마블미니덕후.st 남매라서.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3D로 예매해야만 하고 등 그 정도의 극성은 아니지만, 이왕 재미있게 본다면 영화에서 다 풀어내지 못한 숨은, 뒷 이야기들(즉 원작 만화의 스토리)을 찾아보는 작은 수고(?) 정도는 불사하는 편. 뭐 나보다는 우리집 두툼이가 조금 더한 정도고. 아무튼 는 전작에 비해 위트와 스토리를 더 담은 것은 분명하다. 나는 이런 류의 비쥬얼..

(precipice;__)/see 2013.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