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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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따뜻한 색, 블루 Blue Is The Warmest Color, 2014

결국 사랑의 형태는 모든 선에서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델과 엠마의 눈동자에 담겨있던 벗은 감정들이 오롯 마음에 와 닿았다. 여-여 커플이라는 특별함이 끼어들 새 없이, '사랑'을 해본 우리들은 그것들을 바로 마주할 수 있다. 보편적인 이야기인거다 결국엔. 보편적이고 흔한 사랑이야기. 179분에 러닝타임에 담으려 했던 광활한 서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편적인 이야기니까. 덜어낼 수 없는 맹점들을 모두 가져가고 싶었던 신념이었겠지만 구태여 라는 표현이 맞다. 구태여 그러지 않았어도 되었다. 두 시간을 넘어가면서는 생각의 샛길로 자주 빠지곤 했다. 스크린 속, 레아세이두가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예뻐서. '나라도 반할 것 같아..' 라는 딴맘을 자주, 그것도 계속 먹었다. 저 매력적인 여자가 학..

(precipice;__)/see 2014.01.22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The Wolf of Wall Street, 2014

fuck, shit, motherfucker ㅋㅋㅋㅋㅋㅋㅋ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얼핏 본 바로는 세 시간의 영화 상영 시간 동안 약 500번 이상의 욕이 나온다고 한다. 그걸 센 사람도 참 잉여인증이지만 수백번 등장하는 욕설에 초점 따위를 왜 맞추는 지가 우스울 뿐. 영화는 그것들 따위에 정신을 팔리기엔 아까울만큼 재밌는 얘깃거리 투성인데 말이지. 돈, 섹스, 마약, 거짓말. 뛰어난 언변과 빠른 두뇌회전으로 돈더미에 오른 성공한 사업가의 인생의 정점. 별 수 없는 배신과 그 뒤를 무는 수없는 배신, 등돌린 가족을 나홀로 직시해야 하는 절망. 그런 그에게 남은 몇 안되는 선택지 그리고 다시 그의 선택. 그의 인생 그래프를 함께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매력은 충분하다. 그 삶을 연기한 디카프리오에게 '이정..

(precipice;__)/see 2014.01.22

오스카그랜트의 어떤 하루 Fruitvale Station, 2014

1월에 감사한 초대들이 많다. 송구스러운 마음을 품는 반면 이에 대한 보답을 어찌 해야하나 고민도 찰나 해봤지만, 잉여 나부랭이의 보답으로는 '기록'만한 게 없다는 뻔뻔한 결과에 도착했다. 매거진 GEEK의 김도훈 기자님의 시사회권을 수가 받아와 나의 사랑 종로 피카디리를 찾았다. 좋은 영화라는 수식 한 줄 알아둔 채 극장 의자에 몸을 넣었다. 어른이라 불리기엔 아직 철이 없고 믿음직스러운 구석이 의심가지만 그는 어엿한 가정의 가장으로, 한 여자의 남편 그리고 작고 어린 딸아이의 아빠다. 더불어 엄마의 사랑 안에 아직 머무는 소중한 아들이기도 하다. 영화 제목에 나와있 듯 영화는 시간을 쫓아 흐른다.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다. 우리에겐 'some'으로 여겨질 하루와 또 다른 하루지만, 그에게는 'so..

(precipice;__)/see 2014.01.21

집으로 가는 길, 2013

'실화'라는 키워드는 이입의 정도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상상으로도 충분히 자극될 만한 주제와 이야기이지만, '실화'라는 수식이 함께 그 타이틀을 뒤따라감으로써 우리는 보다 그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지금 당장 내가 아니어도 이 사회 어딘가에서 분명 벌어졌던 일이고 누군가가 겪었던 고통 내지 희로애락이니까. 어떤 소재보다 가장 자극적일 수 있는 수식이 바로 '실화'라고 생각된다. 들어본 적은 없었다.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매스컴을 통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 소재에 마음이 갔다. 실화니까. 우리사회에 만연한 한 가정의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가정주부의 억울한 외국 옥살이. 이 한 줄 만으로도 흥미를 끌어내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연기한 배우가 전도연이었다. 나는 전도연의 연기를 좋..

(precipice;__)/see 2014.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