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precipice;__) 163

거슬리게

부서진 메모리카드. 복구되지 못한 몇 만개의 픽셀들.언제부터 이리 '잃음' 에 대해 무덤덤해 졌을까. 무덤덤하지 않은 기제를 안고 있음에도 혹여나 폭발할까 하는 우려로 그 근본을 삭제한 걸까.새 메모리카드를 사 충전완료된 카메라에 끼워넣고 내 방 곳곳에 지리멸렬함들을 찍어댄다. 매번 그 자리에 있었을 그 지루한 픽셀들이 전해주는 바는 커봐야 색감의 놀라움 뿐. 왜 라는 물음보다 어떻게 라는 물음보다 무엇이 라는 물음보다 단발마의 온점이 가장 적당할 지 모를 이 루틴.마주앉아 식사를 하다가 물었다. "엄마 나랑 마주앉아 밥 먹으니까 좋지?" '응' "응 나도 좋아." 모든 것들은 내게 죄책의 불티를 던진다. 사라질 수 없음을 상기시켜주는 곳곳의 단편들.

(precipice;__) 2012.12.09

Step up Revolution, 2012

아날로그 혹은 정지에 가까운 감성의 영화들을 가장 곁에 두는 편이지만 종종 액션내지 어깨를 들썩이지 않고는 그 흥겨움과 흥분을 감출 수 없을 것만 같은 장르의 영화들도 찾아 보곤 한다 그럼 의미와 이유로다가 생각해보니 난 스텝업 전 시리즈 (1,2,3,4)를 다 보았더라 심지어 1,2,3 시리즈는 모두 극장에 가서. 심지어 3는 3D로 봤더라. 12,000원의 푯값도 마다않고 하하하 가장 신이 나는 장면은 분명 위 캡쳐장면이 아니지만,바다가 있으니까

(precipice;__)/see 2012.11.18

Take this Waltz 우리도 사랑일까, 2011

Take this Waltz. 우리도 사랑일까. I'm afraid of being afraid. "나는 두려워지는 게 두려워요." '결국' 이라는 명사를 조심스레 그렇지만 꾸역꾸역 밀어넣게 되는 별 수 없는 고심. 그 흔적과 세심함이 깊게 드러나있는 영화. 씬 곳곳의 미장센들이 중간중간 덜컥하게 만드는 영화. 미쉘 윌러엄스라는 여배우가 가진 매력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장력을 갖고 있다.

(precipice;__)/see 2012.11.11

삼년 전에도 그랬었는데

잔소리가 늘었고 꾸중이 늘었다. 손을 포개고 목에 힘을 빼야하는 순간들이 전보다 잦아졌고 내부에서 치미는 억울함이 짙어졌다. 종잇장처럼 간교한 것이 사람의 인품이라 모든 비겁은 상대성을 갖는다. 이를 보이며 웃지 않겠다 다짐도 하지만 푼수처럼 헤실거리는 것이 본래의 성품인지 헤프기 짝이없다. 이를 드러내는 찰나 속으로 아차한다. 뼈저리게 깨닫는 간사함 덩어리의 본체. 오십 넘은 엄마의 손은 마를 날이 없고 겨울이면 손가락 끝이 모두 터 마주댄 살갗이 아프기까지 하다. 죄책이 쏘아보며 묻는다. '네가 무능해서 아직도 이 모양인거잖아' 반추라도 한냥 물머금은 목소리로 엄마는 말한다. '엄마가 너무 못나서 미안해' 괴로운 저녁이 베이며 지나간다. 방으로 들어온 엄마가 쭈뼛대며 바닥에 제멋대로 널부러진 옷가지들..

(precipice;__) 2012.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