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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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2013

'실화'라는 키워드는 이입의 정도를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상상으로도 충분히 자극될 만한 주제와 이야기이지만, '실화'라는 수식이 함께 그 타이틀을 뒤따라감으로써 우리는 보다 그 이야기에 집중하게 된다. 지금 당장 내가 아니어도 이 사회 어딘가에서 분명 벌어졌던 일이고 누군가가 겪었던 고통 내지 희로애락이니까. 어떤 소재보다 가장 자극적일 수 있는 수식이 바로 '실화'라고 생각된다. 들어본 적은 없었다. 이런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매스컴을 통해 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 소재에 마음이 갔다. 실화니까. 우리사회에 만연한 한 가정의 평범하기 이를데 없는 가정주부의 억울한 외국 옥살이. 이 한 줄 만으로도 흥미를 끌어내기엔 충분했다. 그리고 그 역할을 연기한 배우가 전도연이었다. 나는 전도연의 연기를 좋..

(precipice;__)/see 2014.01.13

용의자, 2013

역할을 위해 준비하다보니 살이 빠진 것인지, 그나마 많지도 않던 지방들이 쪼옥 빠지고 전기구이통닭의 날렵함같이 쫀쫀한 몸의 공유를 보는 것은 좋은 것이었다. 하하하. 중간중간 공룡상 얼굴이 뚜앗! 스크린 가득 들어올 적엔 '흠..' 싶기도 했지만 아무렴 어떠랴 이러나 저러나 공유 비쥬얼인걸. 영화를 볼 적엔 배우 본연의 멘탈과 개념에는 영향받고 싶지 않다. 좋은 영화를 보는 것에 있어서 큰 흠으로 작용하니까. 광고 시간을 제외한다 하더라도 두시간이 조금 넘는 제법 긴 러닝타임이다. 기억에 남는 몇 씬들이 있기는 한데 이게 순수하게 감정이 폭발하는 때를 조건으로 하는게 아니라 시각적 자극이 극대화되던 때가 남아있는 것 같다. 남보라의 "아바디 왔다~" 이 대사가 계속 기억에 남는건 북한말 억양을 무척이나 ..

(precipice;__)/see 2014.01.03

변호인, 2013

완전히 뒤바뀐 낮밤으로 오후 1시에나 잠이 들던 며칠 중의 일이다. 성탄 이브와 성탄절을 호사스러움 1도 없이 무덤덤하게 보내고 있었다. 영화를 찾고, 노래를 찾으며 자라목으로 모니터 앞에서 시간을 소비하다보니 어느새 성탄절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새벽 5시 정도. 앞으로 적어도 6시간 동안은 잠이 올리 만무했다. 출근하는 임여사를 위해 아침을 차려놓을 수도 물론, 있었겠지만. 그 시각 달그락거리는 소음을 빚으며 괜한 잔소리를 먹고 싶진 않았다. 그래도 성탄절 아니던가. 조용조용히 미아삼거리역으로 가는 120번 버스의 첫 차 시간을 알아보고, 조조영화 상영 시간을 알아보았다. 6시 55분. 두툼이 휴무에 맞춰 함께 보기로 했던 영화 을 혼자 보기로 했다. 왠지 두툼이와 한 번 더 보게 된다해도 거리낄없..

(precipice;__)/see 201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