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 precipice,/see

인당수사랑가

재이와 시옷 2012. 12. 22. 22:09











나는 청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혼자 뮤지컬보는 것도 여건만 된다면(즉,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서슴없이 결행하는 그런 애.
사랑의 완성이 이별이라고 어느 뮤지션이 반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더라. '뭐 아주 틀리지는 않은 말이네' 하며 으쓱하곤 완전히 인정하지 못하는 반박의 근거는 무엇이지? 하고 스스로에게 물으니 뭐 딱히 생각나는 증명이 없기도 하고. 아무튼간에 보고, 들으면서 찔통이처럼 많이 울었다.


그 장면과 그 노랫말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사코자했던 어떤 이야기는 내가 그린 '그 이야기'가 아니었을텐데 그냥 나는 '그 이야기'로 그려지더라.
참으로, 나는 죽음을 바로 눈맞춰보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더라. 사람이다. 사람인가보다. 그런가보다. 



사랑얘기를 제대로 해보고 싶었던 스물아홉살에, 춘향에게(인생 선배인 엄마 월매 대신) 부양 의무만 무거운 심봉사를 애비로 준 건, 그리고 변학도에게서 혐오감을 걷어내 실제로 유혹이 될만한 인물로 그린 건, 그녀를 가장 불안하고 외롭게 하기 위해서였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외부로부터 오는 어떤 희망의 근거도 없이, 제정신을 가지고 셈을 해보면 도저히 답이 안나오는 그런 상황 속에서, 그저 제 정신의 힘으로 혼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는 힘이 '사랑' 이라고 믿었다. 스물아홉살 때는 그랬다는 말이다.
적어도, '거래'가 '사랑'일 수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손해 본 거래 때문에 울면서 실패한 사랑때문에 운다고 우기고, 득되는 거래를 성공한 사랑이라고 우기는 것에 한기를 느꼈던 것 같다. 사랑은, 그보다는 좀 더 고귀한 무엇이라고, 믿었다.

- 인당수사랑가의 극작가 박새봄 씨의 트윗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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