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 precipice,/see

은밀하게 위대하게, 2013

재이와 시옷 2013. 6. 10. 23:35







원작인 다음웹툰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먼저 본 사람이다 나는.
극장에 가기 전 한 번 더 보고 갔다 무려.



영화는 불친절하다.
나는 웹툰을 두 번 보고 온 사람이니까, 이 장면의 의도와 이어질 씬에 대한 짐작과 이해가 손쉽다. 그런 내게도 영화 안에서의 개연성은 엉성하다. 50화가 넘게 연재되었던 대서사의 이야기를 120분 러닝타임 안으로 축소해야 했으니 과감한 편집은 별 수 없는 것이라 하겠지만 그 점을 감안하고서라도, 영화의 흐름은 불친절하다.
어째서 영화를 보는 동안 나는 '아, 관객들이 이 부분에서 이렇게 넘어가면 조금 의아해할텐데' 하는 걱정을 해야 하나. 왜 내가.


최단기간 3백만 관객 돌파.
흥행할 수 있는 코드와 요소는 영화안에 있다. 분명히. 
어리고 젊은 여성들이 볼을 붉히며 좋아할 BL요소가 베이스화 되어있다. 존경과 동경, 애정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이현우, 리해진 동지의 연기들이 단연 그 중 하나다. 머리에 모자를 씌어주고 볼을 감싸며 눈을 바로 맞춘 후 김수현은 묻는다. "해줄거지?" 내게 그랬다면 불이라도 질러줬을지 모를 일이다. 하물며 자신의 꿈이 그리 자신에게 부탁같은 당부를 하는데 어찌 마다할소냐.
그 코드의 반응은 현장에서 폭발적으로 실감할 수 있다. 아니 왜, 왜, 왜 소리를 지르는거야! 왜 꺅꺅거리는거야 여기는 극장인데!


아무튼 내게 남은 이 영화의 소감은,
"아유 우리 현우 예쁘다. 내가 너보다 누나라서 너무 다행인 거 있지. 아구구" 이거다. 그래서 썸네일도 현우 사진만 넣은거다 깨르르. 활짝 웃는 촬영장 직찍을 넣을까도 싶었는데 참았다. 


무척 공감하는 허지웅씨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경향신문 리뷰를 링크한다. 재미있으니 한 번 읽어보시길.
'은밀하게 위대하게' 와 비형 혐오
가장 공감가는 문장 : 기승전결결결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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