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다짐처럼 읊조리던 당신의 말이 그 순간 무엇보다 뭉클해서,
매 순간 가혹한 계절에 버려진 것 같다는 자조에 빠지는 내가 그렇게 부끄러웠어.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는 것 같이 구는 당신을 볼 때마다.
말뿐이 아닌 당신이 내게 보내는 눈짓과 나를 향하는 몸짓을 직접 마주할 때마다.
당신에게 사랑은 뭘까, 라는 생각에 자주 빠져.
내가 내미는 사랑의 진정성을 의심한 적 없고, 내가 가진 크기 역시 자랑스레 여길 법한데도,
당신이 가져서 당신이 내미는 그것들을 두 손으로 받아내다 보면 언제고 멀뚱해져.
이 사랑을 내게 줘도 되는 걸까. 이 사랑을 내가 받아도 되는 걸까.
오래도록, 연애를 하는 몇 년 동안이나 내게 자격을 되물었어.
그러다가 한 2년쯤 됐을까. 우리의 이 사랑이 마땅하다는 결론에 왔어.
평생 잘해주고 싶다는 당신의 마음을 기껍게 받을 거고 안을 거야.
우리의 다짐을 지킬 거고 가꿀 거야.
'ordinary; scen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 계절을 품었던 삼월을 (0) | 2022.04.12 |
---|---|
삼월에 적는 이월의 일들 (1) | 2022.03.12 |
이월에 적는 일 월 (0) | 2022.02.01 |
대여기간은 랜덤입니다 (0) | 2022.02.01 |
의연한 일상 (0) | 2022.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