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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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2014

생각해보니 작년 봄 쯤이었구나. 영화 에서 이민기의 '현실남친형 연기'를 보며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된 게. 영화 에 이어 김고은이 선택한 영화. 이민기와 함께 살인마와 동네미친년으로 분해 호흡을 맞췄다고 해서 나는 아주 쫄깃한 스릴러를 기대했다. 영화의 줄거리까지는 아니어도 감독의 전작 정도는 찾아 보고 가는 편이라 검색해보니 내가 이 영화를 누구랑 봤었지. 아무튼, 로맨틱코미디와 호러를 결합해 제법 귀엽게 끌어갔던 것으로 기억이 났다. '그래, 이 정도면 나쁘지 않지.' 는 뭐랄까. 음..이 영화를 뭐라고 말해야 하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명한 건, 괴작이라는 거다. 그러니까 이게 어감의 차이가 명백한 것이 '괴작'과 '망작'은 분명히 다르다. 내가 주관적으로 느끼기로 이 영화가 망작은 아니다. 음 아닌..

(precipice;__)/see 2014.03.18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 2014

오스카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의 영광의 자리가 모두 이 영화에서 나왔다. 영화를 보기 전에 오스카 시상식을 먼저 찾아 봤던 터라 '도대체 매튜 맥커너히의 연기가 어떻길래 울프의 레오가 상을 받을 수 없었을까. 왜 레오는 영원히 고통받아야 하는가.' 궁금했다.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자레드 레토는 어디서 본 듯도 한 얼굴인데 낯익지 않아 긴가민가했고. 수입사가 영화 화면비를 거지같이 들여와 개봉 전에 SNS상에서 시끌시끌 말이 많았다. 3월 6일이 공식 개봉일이었고 극장을 찾기 전 CGV측에 전화를 해 물어볼 수 밖에 없었다. 수입사 측 공홈에는 명확한 공지가 뜨지 않았기 때문에. CGV측에 전화로 문의한 결과 개봉에 맞춰 정상적인 화면 비율로 상영한다는 확답을 받은 후에 안심하는 마음으로 극장을 찾았다...

(precipice;__)/see 2014.03.09

노예 12년, 2014

플랫으로 12년을 산 남자. 하루 아침에 가족과 생이별을 했다. 그리고 12년의 세월이 흘렀다. 밤에 조용히 잠들지 않아 아빠에게 애정 어린 꾸지람을 듣던 열살박이 딸은 그의 품에 갓난 아기를 건내며 말한다. '제 딸이에요.' 소녀는 한 남자의 아내,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가 뒤늦게 돌아와 찾은 자리에는 다른 이름이 하나 더 붙었다. 12년의 세월이 지나 그는 할아버지가 되었다. 나이든 아내와 몰라보게 성장한 딸과 아들을 품에 가득 안으며 그는 말한다. '미안하오. 미안하오.'

(precipice;__)/see 2014.03.06

아메리칸 허슬 American Hustle, 2014

해외 배우들 풀네임을 잘 외우지 못하는 난데 그래도 이 영화 주요 인물 네 명의 이름은 다 알고 있구나. 기특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캐스팅이 화려해서 포스터에 눈길이 가던 영화다. 작년 무척 좋게 보았던 영화 감독의 차기작이라는 이 두 가지 사전 정보만을 가지고 극장엘 갔다. 기대도 가지고 있었지. 제목에 '허슬'이 들어 있으니 위트 넘치는 사기극일 수 있겠구나 라는 그래도 나름 밑밥을 깔아두었는데 영화는 나를 슬프게 만들었어. 같이 본 이는 심지어 초반에 졸기까지 했다(...) 지루하지는 않았는데 음 아니야 지루하지는 않았다고 스스로 오해한 것 같다. 지루하지 않다 = 나쁘지 않다 의 공식은 아니니까. 그래, 영화는 나쁘지 않은데 지루하다. 한 줄 평 잔인하구만. 어빙의 인간적인 드라마..

(precipice;__)/see 2014.02.23

로보캅 RoboCop, 2014

펑펑터지는 액션을 조금 기대했지만 전혀 실망스럽지 않았다. 원작과의 비교를 피할 수 없는 리메이크작의 숙명이지만 인간과 로봇의 윤리적 괴리와 머피의 감정 갈등을 놓치지 않고 잘 다루고 있다. 단순히 깜장색 아이언맨st 수트를 입고 악당들을 때려잡는 씬들로만 채웠다면 되려 실망했을 거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래도 사람들이 극장에 좀 몰리는 것 같은데 미국에서는 에게 처참히 발리고 있다고(...) 로보캅이 레고에게! 아무튼, 모피를 연기 한 처음 보는 듯한 배우 조엘 킨나만. 비율이 어마어마 하더라. 어깨가 아주. 하하하하. 개리 올드만 아저씨가 더 늙기 전에 미친 사이코 역할로 영화 찍어줬으면 좋겠다. 내게 아저씨는 언제나 영화 의 섹시약쟁이로 남아있으니까.

(precipice;__)/see 2014.02.23

또 하나의 약속, 2014

경주의 메가박스에서 보았다. 다른 이야기지만 경주 시내에 있는 메가박스는 어쩐지 옛풍경을 갖고 있었다. 극장은 2층에 있었는데 건물 1층 입구에 상영시간표가 붙어있었다. 길을 지나던 졸업식을 끝내 한가한 스무살 친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시간을 확인하고 있었다. 귀여운 사투리가 오갔다. 그 모습을 떨어진 자리에서 바라보며 참 살갑구나 싶었다. 개봉부터 상영까지 순탄치 않았다고 알고 있다. 들려주고자 했을 주제를 아우르며 영화의 끝까지 잘 끌고 갔다. 만듦새가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라고도 생각했다. 영화에서 그들이 싸우는 대상은 다름 아닌 현실에서의 '삼성'이니까. 마냥 눈물로 호소하지 않았고 억울함의 데시벨을 굳이 올리지도 않았다. 수 년 동안 기업과 싸워온 그 고단한 시간을, 분투하는 그들만의 시각이 아닌..

(precipice;__)/see 2014.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