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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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원한다면 Anything You Want, 2013

2013년 가장 좋았던 영화 열 편 중에 한 편이라는 소개를 시작으로 보게 된 영화다. 나는 영화를 포함한 여러 매체들을 볼 때, 스포일러에 민감하지 않다. 결말을 미리 알게되어도 상관 없다. 그게 무척 중요한 결말 그러니까 스포일러계의 조상님 격인 영화 에서 브루스윌리스가 귀신이었다! 라는 사실을 미리 알게 됐었어도 나는 영화를 봤을 것이다. 그것도 매우 집중해서 봤을 거다. 내게 결말을 미리 알게 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데에는 큰 이유가 없다. 그저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방식이 분명 그것을 본 너와 다른 점이 있을테니까' 하는 마음가짐 때문이다.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그 영화의 서사가 개개인에게 투여되고 이입되는 방식과 지점은 분명 다를 것이다. 주제를 강조하는 여러 씬들이 있을텐데 그 포인트 모..

(precipice;__)/see 2014.01.27

머드 Mud, 2013

새벽 4시가 넘어 보았던 영화. 영화가 다 끝났을 적엔 어릉어릉 아침의 해가 밝고 있었다. 영화 를 보며 느꼈던 나의 감상의 갈래가 씨네21의 신형철 칼럼이 말 그대로 아주 명!료!하게 이야기해주고 있어, 나의 감상을 주절주절 늘어놓기 보다 딱 이것을 링크놓도록 하겠다. 감독의 전작 를 보지 않은 나지만 이 칼럼을 읽는 데엔 무리가 없으니 자, 같이 보시죠.(뜬금) 씨네21 [신형철의 스토리-텔링] 이상한 에덴의 엘리스 아, 보는 내내 소리로 수차례 뱉었는데, 엘리스 역을 연기한 저 아역배우의 몇 년 뒤가 무척 궁금하다. 아니 어떻게 애가 저런 이목구비와 눈빛을 가진 거지. 보는 내내 놀라웠다. '아니 애 눈빛이 어쩜 저래? 아니 애가 어쩜 저렇게 생겼어?' 조각같은 외모여서가 아니라 바라보고 있으면 묘..

(precipice;__)/see 2014.01.27

가장 따뜻한 색, 블루 Blue Is The Warmest Color, 2014

결국 사랑의 형태는 모든 선에서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델과 엠마의 눈동자에 담겨있던 벗은 감정들이 오롯 마음에 와 닿았다. 여-여 커플이라는 특별함이 끼어들 새 없이, '사랑'을 해본 우리들은 그것들을 바로 마주할 수 있다. 보편적인 이야기인거다 결국엔. 보편적이고 흔한 사랑이야기. 179분에 러닝타임에 담으려 했던 광활한 서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편적인 이야기니까. 덜어낼 수 없는 맹점들을 모두 가져가고 싶었던 신념이었겠지만 구태여 라는 표현이 맞다. 구태여 그러지 않았어도 되었다. 두 시간을 넘어가면서는 생각의 샛길로 자주 빠지곤 했다. 스크린 속, 레아세이두가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예뻐서. '나라도 반할 것 같아..' 라는 딴맘을 자주, 그것도 계속 먹었다. 저 매력적인 여자가 학..

(precipice;__)/see 2014.01.22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The Wolf of Wall Street, 2014

fuck, shit, motherfucker ㅋㅋㅋㅋㅋㅋㅋ 트위터 타임라인에서 얼핏 본 바로는 세 시간의 영화 상영 시간 동안 약 500번 이상의 욕이 나온다고 한다. 그걸 센 사람도 참 잉여인증이지만 수백번 등장하는 욕설에 초점 따위를 왜 맞추는 지가 우스울 뿐. 영화는 그것들 따위에 정신을 팔리기엔 아까울만큼 재밌는 얘깃거리 투성인데 말이지. 돈, 섹스, 마약, 거짓말. 뛰어난 언변과 빠른 두뇌회전으로 돈더미에 오른 성공한 사업가의 인생의 정점. 별 수 없는 배신과 그 뒤를 무는 수없는 배신, 등돌린 가족을 나홀로 직시해야 하는 절망. 그런 그에게 남은 몇 안되는 선택지 그리고 다시 그의 선택. 그의 인생 그래프를 함께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매력은 충분하다. 그 삶을 연기한 디카프리오에게 '이정..

(precipice;__)/see 2014.01.22

오스카그랜트의 어떤 하루 Fruitvale Station, 2014

1월에 감사한 초대들이 많다. 송구스러운 마음을 품는 반면 이에 대한 보답을 어찌 해야하나 고민도 찰나 해봤지만, 잉여 나부랭이의 보답으로는 '기록'만한 게 없다는 뻔뻔한 결과에 도착했다. 매거진 GEEK의 김도훈 기자님의 시사회권을 수가 받아와 나의 사랑 종로 피카디리를 찾았다. 좋은 영화라는 수식 한 줄 알아둔 채 극장 의자에 몸을 넣었다. 어른이라 불리기엔 아직 철이 없고 믿음직스러운 구석이 의심가지만 그는 어엿한 가정의 가장으로, 한 여자의 남편 그리고 작고 어린 딸아이의 아빠다. 더불어 엄마의 사랑 안에 아직 머무는 소중한 아들이기도 하다. 영화 제목에 나와있 듯 영화는 시간을 쫓아 흐른다. 오스카 그랜트의 어떤 하루다. 우리에겐 'some'으로 여겨질 하루와 또 다른 하루지만, 그에게는 'so..

(precipice;__)/see 2014.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