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 (14) 그렇게 그런 일들 35

간밤의 인터뷰

그랬을까 또는 그랬었을까 하하하 한 번 떠들썩하게 웃어버리고 지나갈 법한 그저그렇게 왁자지껄한 일들도 있었다. 낯선이와의 짧은 조우도 있었고 또 낯선이와의 조우도 있었지. 익숙한 이와의 긴 이야기들도 있었고 익숙하지만 편치만은 않은 이와의 적당한 거리도 있었지. 모두 쓸모없는 것과 것. 하찮은 것일 수도 있지 않겠냐며 가볍게 예스라고 퉁쳤지만 사실은 안다. 그렇게 가벼이 볼 수 있는 성질이 못되거니와 내게 그런 깜냥이 없다는 것도. 일주일 정도가 지난 지금, 며칠 전에는 분명 설렜던 기억이라며 변태처럼 종종 흐흐 웃었던 것들이 이젠 얼굴도 그 때 나누었던 말들도 하등 기억나질 않는다. 이렇게 얄팍한 사람이었나 싶지만 고민하기에 앞서 내가 그런 사람이었던 것도 같아 긴 질문의 허리를 중간 잘라버렸다. 누구..

또 하루

최근에 이르기까지 가장 좋아하는 남자 향수. 보는 이들마다 예쁘다고 해주는, 내가 좋아하는 나의 필통. 가방에 넣고 빠르게 걸을라치면 '달그락달그락' 본인 존재가 분명한 그것. 단번에 읽어내지 못하는 세계 문학. 나흘 전까지 읽었던 책. 이제까지 읽었던 김연수의 장편 중, 가장 빠르고 곧게 읽혔던 듯 싶다. 화장솜 상자의 색과 벽지, 화장대를 덮고 있는 천의 색감이 맞물려, 좋구나 싶은 사진. 나는 아직도 겨울이불을 덮고 잔다. 잠옷 바지.

메모리의 날짜, 칠월 이십 일 일

모든 사물에 먼지가 앉았다. 무관심했던 지진한 날들을 반성해야 하는 순간들이 렌즈 안에 담겨졌다. 폭이 좁은 선반을 새로 하나 사야한다. 책들이 범람하고 있다. 읽혀진 책들, 또는 읽어질 책들이 뒤엉켜 선반을 어지럽히고 있다. 나구나. 평소 담아보지 않았던 씬들을 담아보고자 찍었던 것인데, 네이버 파워블로거st로 보이는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다. 샤넬 화장품은 2년 전에 산 저 팩트가 다임에도 불구하고. 월급이 나오기 이틀 전, 재정적으로 긴박한 상태. 맥주가 참 마시고 싶어 그나마 동네 친구인 수박이에게 술 사달라고 호출해 6호선 청구역에서 만났다. 평소 보기만 하고 가보지 않았다던 꼬치집에 가서 모둠 꼬치들을 차례로 주문하고 맥주 세 잔을 마셨다. 사람들이 사는 풍경. 다들 고만고만하게 살고 있다.

카테고리에 어울리는, 칠월을 마감하며 그렇게 그랬던 일들

내 다리에는 흉터가 많다. 저녁 마실, 유일한 서울 동네친구(전철로 15분) 수박이를 만나러 가며 배가 나와보이는건 기분 탓일거야. 회사 점심시간 전에 도시락을 사오던 길 읔 엌 홈플러스 세계맥주 5병에 만원 행사했을 적에. 그때 참 행복했는데. 오랜만에 운동화 신었는데 비가 잔뜩 내렸던 날. 종이인형 옷 입혀주는 것 같다. 자세 똑같고 옷만 다르네. 제주도에서. 구루구루하게. 뇌쇄적이군 후후 제주도에서. 좋아하는 사진. 사진인데 깨르르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제주도 햇빛에 데ㅋ임ㅋ 박범신 특유의 은유가 난 좋더라 수동단렌즈의 귀찮은 매력 수박이한테 술 사달라고 졸라서 얻어먹은 꼬치 엌 뜬금 야한 느낌? 호호 목걸이를 찍고 싶었다 쪼 위에 꼬치랑 같이 먹은 맥주. 뻥튀기가 아련하게 나왔네 우산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