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가 되어도 고통과 죽음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는 사실을 낱낱이 느껴간다. 쉬운 일이 하나 없어서 연일 나의 감정을 할퀴고 흔들어 놓는다. - 주기적인 자기환멸. 불안 앞에 도리질하며 이 밤, 또다시 걸려 넘어진다. - 짜증의 대상이 잘못됐다는 걸 분명 느끼는데도, 제멋대로 분출대는 모양새를 누그러뜨릴 수가 없다. 상처주게 될 거라며 벌써 미안함을 빚지는 것만 같다. - 술만 안마셔도 빠듯하지만 모자라지는 않을텐데, 그것마저 포기하고 양보하고나면 내 삶은 분명 척락해질 것이다. 꾀죄죄한 여유를 얻느니 반질반질한 궁핍을 택하련다. - '그 이상의 마음인거야.' 라는 대답 앞에 내색할 순 없었지만 힘껏 고꾸라질 수밖에 없었다. - '사랑하지 않고 스쳐갈 수도 있었는데, 사랑일지도 모른다고 걸음을 멈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