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이별을 위해선, 감정뿐만이 아니라 그때의 추억과도 이별을 해야 한다는 걸. 당연한 것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아 깨닫지 못했던 것처럼 노랫말로 훈계를 들은 후에야 고개를 끄덕이고 만다. 그럴 수 있다는 말과 어쩔 수 없다는 말을 거의 같은 농도로 뱉는 것에 대해. 타인에게 도통 관심을 쏟지 않기도 하면서 어떤 때엔 이 물렁한 고독이 징그러운 촉감이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고 있는 이 모양새가. 나를 너무 쉽게 불쌍히 여기고 또 너무 쉽게 용서하고 만다. 나를 끌어안아 준 적은 없지만 뒷걸음질 뒤에 그 마지막 한 발짝까지 몰아세우진 않는다. 그 뒤는 절벽이니까. 소중한 것에 대해 의심을 시작하면 결국 다치는 것은 마음일까 사람일까. 의심이 시작된 순간부터 소중한 것에서 탈락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