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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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페이지가 맞아. 괜찮아.

미리 얘기하자면, 절친한 친구 섭이가 종종 투데이 2에 빛나는 나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찾아와 갈기고 가는 "아직도 방귀같은 글을 쓰고 있구만?" 의 댓글과 같은 방귀같은 글을 쓰려고 한다. 갑자기 왜냐고? 나도 종종 꺼내보고 '아니 뭐 이런 오그라드는 글들을 썼담?' 하며 뜨악하는 그저 그런 글들까지도 찾아서 읽고있다는 역시나 절친한 나의 친구 뽈을 위해서다. 베짱이 주제에 키보드 위를 휘적거리는 모양새가 영 아니꼽다 할 수도 있지만, 2000자 내외(몇 자가 될지는 사실 모른다.)의 나의 어줍잖은 글들이 그녀의 소울을 조금은 위안의 뜰로 인도할 수 있다면 까짓- 목감기에 걸렸다. 원체 튼튼한 신체를 갖고 있는 나지만, 2012년 새해에 들어 몸 여기저기가 삐걱거렸다. 몇 달 전 접질렀던 오른 발목은 ..

⌳ precipice, 2012.03.12

며칠의 조각들의 맞춤

스스로 사용하는 정식 카메라가 있으니 좋은 점이 여러가지가 있다. 똑딱이 디카가 아니라, dslr이다 보니 그 무게나 휴대성은 조금 떨어질 수 있다. 아직은 내 몸보다 귀하게 모시고 있어, 가방에 고이 넣어 조심스레 들고 다니기 때문에 주객전도가 엿보이기도 하지만 아무튼 간에 좋은 점이 여러가지가 있다. 조금 꼽자면, @ 건망증이 있는 나에게 지나간 며칠의 기억을 상기시켜 준다(매우 중요) @ 밖에서 사 먹은 것들은 대개 사진을 찍어놓다 보니 며칠간의 지출도 확인 가능 @ 자기만족이 쩐다(허세부리기 좋음) @ 화이트 바디에서 오는 간지로 애인의 canon 450d를 나름 발라줄 수 있음(주관적인 나와 애인의 생각) 첫 번째로 꺼낸 "건망증이 있는 나에게 지나간 며칠의 기억을 상기시켜 준다" 에 충실하여 ..

⌳ precipice, 2012.03.09

며칠동안의 이야기들

빠듯하게 시험 일정을 잡아 놓았던 터라 약 2주 가량 집이 아닌, 도서관도 아닌 카페에 와서 공부를 했었다. 집중력이 모자란 관계로 집에 있으면 늘어지기 쉽고 도서관에 가면 조용하고 어딘지 오묘한 그 공기에 나른해져 잠이 들고 만다. 그래서 적당히 소음이 있는 곳에 가서 공부를 하고, 책도 읽고, 할 일들도 하고 하는 편이다. 집중력 장애까지는 아닌데 확실히 몰입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데에 꽤나 오래 걸렸다. 잘난 것은 없으면서 뻣대기 좋아하는 거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보니. 카메라 사고 얼마 되지 않아 공부하면서 찍었던 '지금_내_눈엔_이것들이_보여.jpg' 되겠다. 적당한 소음을 바탕으로 두고 공부를 해야 하기는 하지만 내가 생각했던 '적당한' 과는 조금씩 거리가 ..

⌳ precipice, 2012.02.26

우리 집 처음의 원두

2011년 11월에 있었던 생일에 Y로부터 생일 선물을 받았다. 생일이 오기 전부터 꽤 오랜 시간 동안 내게 끈질기게 무엇을 받고 싶은 지를 물었었다. 진정으로 욕심나는 것이 없으니 마음이 담긴 작은 것 무엇이라도 준비해 준다면 고마울 것이라고 계속해서 못을 박았는데, 누구 애인 아니랄까봐 꽤 전부터 드립커피 욕심을 갖고 있던 나를 염두하고 초보자가 사용하기에 괜찮은 드립커피 관련 용품들을 묶어 선물로 주었었다. 너비가 꽤 컸던 상자의 뚜껑을 열었을 땐 커피 향기가 후- 하고 퍼져나왔다. 우리집에 처음으로 원두가 들어온 순간이었다. 선물 꾸러미 중에 그라인더(로스팅 된 원두를 분쇄해주는 기구)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Y는 친히 원두가루를 주문해 선물로 주었다. 이것은 그의 센스가 아니라… 나는 커피콩을 받았..

⌳ precipice, 2012.02.06

일 월 하고 이십 칠 일

2012년의 해로 접어 들어 어느 새 스물 일곱 밤이 지나갔다. 그렇게 해서 오늘은 1월 27일. 많은 것들이 낡은 영사기 속 필름이 감아지는 것처럼 느린 듯 빠르게, 숙연한 듯 의연하게, 그렇게 지나갔다. 무언가 명확히 집어낼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의 매무새가 다잡혀진 후에 업데이트를 할 변명 아닌 생각이었으므로 지금의 업데이트가 그렇게 정당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으로 넘어 간 많은 지인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종종 받는 초대 메일이 이젠 짜증을 넘어 통달에 이르니 그냥 이곳은 그저 그렇게 나의 공간이겠거니 하고 있다. 티스토리에 다른 공간을 두어서 더 태연할 수 있지만 웹상의 공간을 두고 이래저래 휘둘리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애니웨이, 멍청한 실수로 졸업 위기를 맞고, 엉엉대는 심정으로 사유..

⌳ precipice, 2012.01.27

비워내기의 일환으로, 2011년 간략한 사진 정리2

풍경에 이질적으로 스며든 내 사진을 찍는 것은 퍽 어색하지만 아름다운 또는 기억코자 하는 그 순간을 담아내는 데에는 적극적으로 찬성을 표하는 바, 클라우드에 업로드 되기 전, 핸드폰 메모리에 있던 지난 한 해 동안의 기록들을 한 장 한 장 넘겨보자니 마음이 새록새록하다. 그 때의 그 날이, 그리고 그 시간이, 그 시간 속 우리들의 장면이 오롯하고 세심하게 색을 덧 입는게 느껴져서 좋 다 . 2011년 1월 11일 (1 돋는다 그치?) 무모하고 대책없이 찾아 간, 이른 바 '무슨 생각하는 거지 이 여자는?' 이었던 날의 나와 너 꽝꽝 얼은 몸을 시흥 어귀 작은 카페에서 녹이고 있는데 너는 말했지 화장실에 다녀오겠노라고 그리고 잠시 후 나타난 너는 얼은 손으로 테이블 위에 장미 한 송이 제대로 올리지 못해 ..

⌳ precipice, 2012.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