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춰진 글들을 다시 읽으면서 생각을 해. 무엇이 쓰고 싶었지,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지, 숨겨놓은 글들을 다시 읽으면서 또 한 번 생각을 해. 왜 감춰두었지, 왜 숨겨두었지, 기억이 되지 못한 꿈을 꾸어서인지, 닫힌 방 문 너머로도 선명한 빗소리 때문인지, 눈을 뜨는 그 순간부터 기분이 안 좋은 거야. 억지로 잠을 깨우는 이도 없었고 충분하리만치 자내고 스스로 눈을 떴는데도 불쾌한 감각이 머리 안팎으로 응집해있는 느낌이었어. 어떤 날은 그것들을 업무처럼 아무렇지 않게 해치우다가도 또 어떤 날은 오늘처럼 속수무책으로 K.O패를 당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기분이라고 패배를 선언해. 내게서 만들어진 기분을 내가 다룰 수 없다는 게 나를 멍청한 늪에 빠뜨려. 타인이 다녀간 불행을 짐작하면서 나의 불행에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