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_환생(還生)
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갈망을 이제는 이해한다.지금은 하루 적어도 두 잔씩 챙겨마시는 커피를, 그때는 왜 그렇게 커피숍에 가는 것을 쑥스러워했었던 지. 어깨에 카메라 걸치고 쫄래쫄래 나란한 나무숲 사이 걷는 것을 애정하면서, 그때는 어쩜 그리 도심의 한적한 갓길만을 걸어댔던 지. 요리를 3년 내내 배워놓고, 묵직한 밥상 한 번 차려주지 않았던 지. 그 와중 대령하다시피 내 앞에 놓이던 수많은 마음들은 어찌 그리 태연하고 당연하게 받아냈던 지. 대학 과 건물 앞 벤치에서 친구들과 나누어 먹던 도시락을 감싸고 있던 수줍음을 기억한다. 내가 잘 먹기를, 공강이 여의치 않아 끼니를 거를까 늘 챙겨주고 싶은 마음만 가지고 자주 해주지 못해 되려 미안하다며 내 손에 그것을 들려주던 그 진하고 단 마음을. 도시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