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타지 않을 여러 대의 버스 뒤에 자리 잡은 144번 버스를 빨간불 신호에 맞춰 차분히 올라탔다. 여느 월요일 또는 화요일처럼 약수역에 가는 경로다. 며칠간 놓친 다른 사람들의 sns 피드와 인터넷상 꼭지 글들을 보며 한참을 간 것 같은데, 도통 익숙한 정류장 이름이 귀에 들어 올 생각을 않는 거. 얼마나 더 가야 하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보니 어? 왜 145번이지. 강남에서 탔는데 왜 나는 압구정에 와있지. 지체하며 모르는 동네를 순회할 순 없기에 일단 내려본다. 백화점 앞이네. 그냥 약수역에 가서 쌀국수랑 밥알을 어제 하루 못 먹었으니 나시고랭도 같이 배부르게 먹을 생각만 했는데 왜 나는 압구정 백화점이지. 301번 버스를 타고 폭이 긴 몇 개의 정거장을 지나 마침내 약수역에 왔다. 공심채 볶음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