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Y에게 마음을 담은 사랑의 헌시를 쓴 이후에 부쩍 나의 어린 시절이 자주 생각이 난다. 새침데기였던 배추머리를 한 기집애에게 말괄량이 같던 철부지 어린 날들도 많기는 했지만, 근래에 생각나는 어린 시절이란, 다소 음울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금은 잊어도 될 법한 그런 하루들이 몇 번씩 고개를 꾸역꾸역 들이민다. 초등학교 앞에는 낡은 돈가스집이 있었다. 수요일이었던 것 같다. 매주 혹은 2주에 한 번 수요일. 교문에는 엄마가 서 있었다. 마르지도 퉁퉁하지도 않은 보통 엄마의 그 체격으로, 중학교 이 후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 같은 원피스 차림의 엄마가 매 주 그렇게 그 곳에 서 있었다. 낡은 실내화 주머니를 팔랑대며 엄마에게로 뛰어가 안기면 호기심에 몇 번 할머니 화장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