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280

2012 서울국제도서전, 더운 여름 부딪는 사람들

해가 뜨겁던 일요일이었다.미현이네 집에서 토요일, 취발이 생일파티를 보내고 잠을 자고 일어나 미현이 어머님이 차려주시는 아점상을 받아먹고 해가 높이 솟아 올라 복사열을 끓여내기 직전까지 수박을 우물거리며 해피투게더 재방을 보고 있었다그 날의 일정은, 오후 느즈막히 삼성역 코엑스로 가 '서울국제도서전' 관람을 하고 저녁에는 홍구와 뽈과 섭이를 만나는 것이었다 그대로 갔으면 어쩔뻔 했을까 싶은 버스정류장까지 린내와 함께 걸어가 내일 월요일을 미리 화이팅 하자는 작별 인사와 함께 각자 다른 버스에 올라탔다 주안역으로 간 나는 한 시간을 더 달려 삼성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개의 이런 부스박람회기 열리기 전에는 소셜 등이나 공식 웹사이트에서 '사전등록제'를 실시한다. 박람회가 개최하기 전 미리 간략한 개인정보를..

관교동과 구월동 어귀 어느 한 점들

새벽의 구월동 내 뒷 모습. 장미가 꽤- 예쁘다. 이번주엔 로또를 사볼까나. 며칠 전만 해도 이 담장색이 아니었는데, 이 날 새로 칠을 하고 계시더라. 나는 이렇게 쨍한 파랑이 참 예쁘더라. 그런데 이 집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보신탕집이라는 게 함정. 흉터가 많은 내 다리. 내가 좋아하는 시계와 그제 만든 믹스끈팔찌. 엄마가 어디선가 받아온 오색찬란한 등산용 손수건. 이케아 선반을 사야한다. 책상이 범람하고 있다. 타워브릿지의 위엄. 내 방 책상 귀퉁이의 우리집 향수 zone. 랑방과 더페이스샵 샤워코롱 빼고 모두 울오빠 향수라는 게 함정. 냄새 덕후. 지난 번에 Y가 만들어 준 아파치. 6월호 페이펄. 텍스트들을 다시 눈에 담아야겠다. 너무 맹맹하게 살았다 싶지.

⌳ precipice, 2012.05.29

constrain proportions

constrain proportions 무릎을 모으고 비장한 놀림으로 그렇게 개어놨다 접혀지는 반듯한 모서리를 응시하면서 그대로 괜찮은 것이 될 거라며 데일 듯한 안일함으로 꾹 눌러 다림질까지 마쳐놓으니 그대로 된 것이라 안위했다 자위했다 그대로면 이제 된 것이라 이제 된 것이라 어줍잖게 옮기는 발걸음에도 차고 넘쳐 더 이상 가둘 곳이 없다는 듯 칭얼대며 바지단을 물고 늘어진다 나의 이기심이 그렇게 나를 올려다 보았다 이불을 머리 한 올의 끝까지 뒤집어 쓰고 나면 으레 이대로 죽을 수도 있겠다 라는 맹랑한 상상을 했다 새벽이 차가웠다 습했다 눅진했다 궁금해졌다 눈알을 처박고 쏟아냈던 그것들은 매트리스 어딘가로 흘러들어갔을까 더없이 교교했던 일그러진 내가 비춰지고 있었다 구겨진 점토같아 그것도 제멋대로 귓..

⌳ precipice, 2012.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