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나씩, 두 달 동안 60개의 질문을 받고 그에 답했다. 질문들은 온전히 내게 향했고 나의 대답 역시 온전히 나로부터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맥락이 비슷하게 묶이는 질문들이 여러개 있었고 그에 대한 나의 대답과 고민의 시간도 비슷하게 묶이곤 했는데 그것들의 공통점을 정의하자니 스스로 좀 우스워졌다. 내가 매번 걸려 넘어지는 질문들은 내게 '가장'을 물었다. '가장' 좋아하는 게 뭔지, '가장' 싫어하는 건 또 뭔지. 두어개를 꼽아보라, 다섯개를 꼽아보라가 아니라 '가장'으로 하나의 대답을 원했다. 나는 매번 멈칫했다. 스물셋부터 나의 삶은 뭉뚱그려졌다. 내가 그렇게 정의내렸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엄마다. 그 외는 모두 흐릿하다. 가장 좋은 것도 없고, 가장 싫은 것도 없다. 모두 감정의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