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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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당수사랑가

나는 청승을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혼자 뮤지컬보는 것도 여건만 된다면(즉,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서슴없이 결행하는 그런 애. 사랑의 완성이 이별이라고 어느 뮤지션이 반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더라. '뭐 아주 틀리지는 않은 말이네' 하며 으쓱하곤 완전히 인정하지 못하는 반박의 근거는 무엇이지? 하고 스스로에게 물으니 뭐 딱히 생각나는 증명이 없기도 하고. 아무튼간에 보고, 들으면서 찔통이처럼 많이 울었다. 그 장면과 그 노랫말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선사코자했던 어떤 이야기는 내가 그린 '그 이야기'가 아니었을텐데 그냥 나는 '그 이야기'로 그려지더라. 참으로, 나는 죽음을 바로 눈맞춰보지 못하는 그런 사람이더라. 사람이다. 사람인가보다. 그런가보다. 사랑얘기를 제대로 해보고 싶었던 스물아홉살에, 춘향에게(인생..

⌳ precipice,/see 2012.12.22

완전한 잃음에 대해

그렇게 빤히 내려다보면 내가 너무 아프잖아, 라고 말하고 있었다. 횡단보도를 터덜 걸어가며 캐묻듯 내려오는 초승달의 그 빛이 아름답다 느껴졌는데, 동시에 슬퍼져버렸다. 왜 그 자리에서 뜨악한 시간에 걸쳐져 나를 보고 있는건지. 엄마의 눈물이 자주 터지고 있는 요즘. 외할머니가 많이 아프다. 몇 해 전부터 치매를 앓기 시작하셨는데 근 1년 동안 손을 감히 뻗어볼 수 없게 야위셨다. 온전히 돌아오지 않는 정신과의 싸움을 하시듯, 당신의 아들과 딸들을 알아보기위해 무던히 애를 쓰시는 그 모습을 엄마 등 뒤에서 가려진 듯 바라보며 으아앙 거리며 눈물이 터지려는걸 간신히 참고 손을 내밀며 걸음을 앞세워 나갔다. "찬숙이?" 라고 버석한 입술을 떼셨다. '네 할머니 저 맞아요. 저 찬숙이 맞아요.' 놀라울만치 따뜻..

⌳ precipice, 2012.12.16

거슬리게

부서진 메모리카드. 복구되지 못한 몇 만개의 픽셀들.언제부터 이리 '잃음' 에 대해 무덤덤해 졌을까. 무덤덤하지 않은 기제를 안고 있음에도 혹여나 폭발할까 하는 우려로 그 근본을 삭제한 걸까.새 메모리카드를 사 충전완료된 카메라에 끼워넣고 내 방 곳곳에 지리멸렬함들을 찍어댄다. 매번 그 자리에 있었을 그 지루한 픽셀들이 전해주는 바는 커봐야 색감의 놀라움 뿐. 왜 라는 물음보다 어떻게 라는 물음보다 무엇이 라는 물음보다 단발마의 온점이 가장 적당할 지 모를 이 루틴.마주앉아 식사를 하다가 물었다. "엄마 나랑 마주앉아 밥 먹으니까 좋지?" '응' "응 나도 좋아." 모든 것들은 내게 죄책의 불티를 던진다. 사라질 수 없음을 상기시켜주는 곳곳의 단편들.

⌳ precipice, 2012.12.09

Step up Revolution, 2012

아날로그 혹은 정지에 가까운 감성의 영화들을 가장 곁에 두는 편이지만 종종 액션내지 어깨를 들썩이지 않고는 그 흥겨움과 흥분을 감출 수 없을 것만 같은 장르의 영화들도 찾아 보곤 한다 그럼 의미와 이유로다가 생각해보니 난 스텝업 전 시리즈 (1,2,3,4)를 다 보았더라 심지어 1,2,3 시리즈는 모두 극장에 가서. 심지어 3는 3D로 봤더라. 12,000원의 푯값도 마다않고 하하하 가장 신이 나는 장면은 분명 위 캡쳐장면이 아니지만,바다가 있으니까

⌳ precipice,/see 2012.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