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cipice o-f- Communications./

타인의 불행 앞에 나의 다행을 뒤적거리는 비겁함을 갖지 않게 하소서.

280

Take this Waltz 우리도 사랑일까, 2011

Take this Waltz. 우리도 사랑일까. I'm afraid of being afraid. "나는 두려워지는 게 두려워요." '결국' 이라는 명사를 조심스레 그렇지만 꾸역꾸역 밀어넣게 되는 별 수 없는 고심. 그 흔적과 세심함이 깊게 드러나있는 영화. 씬 곳곳의 미장센들이 중간중간 덜컥하게 만드는 영화. 미쉘 윌러엄스라는 여배우가 가진 매력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아름다움의 장력을 갖고 있다.

⌳ precipice,/see 2012.11.11

삼년 전에도 그랬었는데

잔소리가 늘었고 꾸중이 늘었다. 손을 포개고 목에 힘을 빼야하는 순간들이 전보다 잦아졌고 내부에서 치미는 억울함이 짙어졌다. 종잇장처럼 간교한 것이 사람의 인품이라 모든 비겁은 상대성을 갖는다. 이를 보이며 웃지 않겠다 다짐도 하지만 푼수처럼 헤실거리는 것이 본래의 성품인지 헤프기 짝이없다. 이를 드러내는 찰나 속으로 아차한다. 뼈저리게 깨닫는 간사함 덩어리의 본체. 오십 넘은 엄마의 손은 마를 날이 없고 겨울이면 손가락 끝이 모두 터 마주댄 살갗이 아프기까지 하다. 죄책이 쏘아보며 묻는다. '네가 무능해서 아직도 이 모양인거잖아' 반추라도 한냥 물머금은 목소리로 엄마는 말한다. '엄마가 너무 못나서 미안해' 괴로운 저녁이 베이며 지나간다. 방으로 들어온 엄마가 쭈뼛대며 바닥에 제멋대로 널부러진 옷가지들..

⌳ precipice, 2012.11.01

혜자가 전해준 선물, 어떤 홍콩의 유명한 쿠키

나의 오랜 친구 혜자혜자는 매해 휴가를 함께 보내는 오랜 연인이 있다. 올해 여름휴가도 연인과 함께 보내는 것이 응당 당연한 순례같았지만, 연인이 취업과 시험 등으로 일정이 바빠 혜자는 혼자 휴가를 계획했고 그녀는 '저거 좀 그래도 약간은 오버아닐까..' 라는 정도의 금액도 개의치않은 채 아묻따 때려넣어서! 홍콩에를 다녀왔다. 면세에서 화장품이나 가방을 사오지 않는 이상 휴가지 선물로 홍콩에서 데려올 만한 것이 그다지 없다며 그녀는 으레 여행을 가기 전 일러두었었다. 유명하다는 과자를 사오겠노라. 주는대로 받아 먹거라. 예~히 이름을 말해주었는데 또 까먹었다. 질소를 샀는데 과자를 주었어요 어머나 세상에, 와 같은 그런 봉지과자가 아닌 직접 짜고 오븐에 구운 과자들이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있으니 어서 만나..

⌳ precipice, 2012.10.01

바움쿠헨

이태원에 갔다가 이게 그렇게 유명하다고 하길래, 패션5도 유명하다고 하길래, 패션5에 갔다가 하나 포장해 왔다. 개인적으로 밀가루빵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빵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밀가루면은 그나마 자주 찾아 먹으면서 밀덕들이 환장한다는 빵에는 왜 무관심할까 싶다 그러면서도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이 정도 식탐인 와중에 빵까지 환장하게 좋아했다면 나는 젊은 생에 고도비만은 물론 당뇨로 고생하고 있겠지.아무튼 가장 작은 크기의 바움쿠헨이 14,000원. 헐. 밀가루 주제에. 엄마랑 같이 맛 보려고 거실 가운데에 내려놓았다 박스가 두툼하고 포장도 깔끔하다. 박스 밑바닥을 보니 유통기한 적혀있고 뭐더라, 최고급 버터와 계란과 아몬드로 만들어졌다고 하더라. 그럼 밀가루는 없나? 아몬드가루..

⌳ precipice, 2012.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