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있었다. 조리과를 졸업한 여자로, 한중양일식제과제빵의 정규과정을 모두 수행했지만 매 실습시간마다 날것(생고기, 생선)들을 만지는 것이 힘들었다. 조리해 맛을 보면 맛은 참 좋았지만 그 과정의 귀찮음보다 그 물컹한 촉감에 여간 정이 가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일식시간 스시를 할때면 얼굴의 모든 근육을 움직여 인상을 쓰곤 그와는 반대되는 예리한 손길로 생선의 뼈와 살을 분리하곤 했었지. 추억 돋네. 그랬었는데 언제부턴가, 기억하기로는 스물 한 살 여름이었던 것 같다. 오랜 친구와 처음으로 부산여행을 갔었는데 부산에 왔으니 회는 제대로 먹어줘야하지 않겠냐며 그럴싸한 해운대 근처 횟집에서 모둠정식을 먹었더랬다. 충격이었지 그 맛은. 싸이월드를 뒤져보면 상을 다 휩쓸어버릴 듯한 기세로 젓..